[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 부부가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를 고소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주호민의 아들이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해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되자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킨 뒤 A씨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
이를 증거로 주호민 부부는 A씨가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 결국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돼 직무 정지 됐다.
이런 가운데 해당 특수교사가 동료 교사들에게 탄원서 작성을 요청한 글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교사가 안타깝다", "주호민 파괴왕답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특수교사 A씨의 탄원서 요청문에 따르면 그가 특수 학급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짐작케 한다.
A씨는 "특수교육에 몸 담은지 20여년차 되는 교사입니다"라고 소개하며 "20여년의 특수교사 생활 중 여러 가지 사건 사고를 겪었다"고 말했다.
학생이 던진 소화기로 코뼈에 금이 간 적도 있고, 다른 학생에게 던져진 의자를 막다가 발가락이 부러진 적도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특수학교에서 학생생활인권부장으로 자살시도, 학폭사안 처리, 사고사 등의 일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건강 상의 이유로 특수학교를 떠났다가 2020학년도 해당 학교의 특수 학급으로 발령 받았고, 당시 학교의 처우에 당황스러움을 겪었다고 한다.
A씨는 "특수학급 교실이 없었고 오전에 돌봄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교과전담실에서 업무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코로나 기간동안 학생 별 수준에 알맞은 가정학습 꾸러미를 제작하여 가정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해 교실의 모든 부분을 디자인하여 새로 만들었다. 아이들의 놀이 공간, 학습 공간, 세면대, 교구장 등 4개월 가까이 고민하고 업체와 미팅을 하며 특수학급 교실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즉 선생님은 주호민 자녀와 같은 특수한 학생들을 위한 교실을 직접 만들고도 고소 당하고 직무 정지까지 당한 셈이다.
A씨는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것은 모두 상쇄되고 그날 하루 있었던 것으로 저한테 화를 내고 따지지도 않고 바로 고소 하신 상황이 납득하기 어렵고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라며 "저는 특수 교사라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다시 아이들을 만나고 싶고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하고 싶습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후 학부모, 교사 등 약 80명은 A씨에 대한 심리를 진행 중인 수원지방법원 형사 9단독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호민은 이번 사건에 대해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 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다"라며 녹음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주호민의 주장에 따르면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 객관적 관점에서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다고 주호민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담당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