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내가 했어야"...키 큰 배우는 난쟁이 '움파룸파' 역할 하지 말라며 영화 '웡카' 맹비난한 왜소증 배우

인사이트영화 '웡카' 속 움파룸파를 연기한 휴 그랜트의 모습 / Warner Bros. Pictures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할리우드 최고 루키 배우로 꼽히는 티모시 샬라메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윌리 웡카의 어린 시절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웡카'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그런데 예고편 공개 이후 왜소증 배우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인족 '움파룸파' 역의 캐스팅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영국 BBC는 왜소증을 가진 영국 배우 조지 코펜(George Copen, 26)이 영화 '웡커'의 제작자를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조지 코펜 / Instagram 'coppen1412'


보도에 따르면 그는 움파룸파 역은 왜소증을 가진 배우가 맡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조지 코펜은 영화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의 이워크 역으로 유명한 왜소증 배우 윌리 코펜(Willie Coppen)의 아들로 TV 시리즈 '윌로우', 영화 '선과 악의 학교', '아르테미스 파울' 등에 출연했다.


그 역시 아버지처럼 왜소증을 가진 배우다.


코펜은 "영화 '호빗'을 보고 (왜소증이 아닌) 제임스 네스빗이 난쟁이 보푸르를 연기하는 것을 보았을 때 처음으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라면서 "왜소증을 가진 많은 배우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산업에서 밀려나는 것처럼 느낀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한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난쟁이에게 일반적인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그런 역할을 제안받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문이 닫히고 있는데 다음 문을 여는 것을 잊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최근 예고편이 공개된 영화 '웡카'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웡카'는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의 젊은 시절을 다룬 작품으로 티모시 샬라메가 윌리 웡카 역을, 휴 그랜트가 움파룸파 역을 맡았다.


인사이트영화 '웡카' 예고편 / Warner Bros. Pictures


예고편에서 휴 그랜트는 유리병에 갇혀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티모시 샬라메의 상반신도 되지 않는 몸집으로 눈길을 끌었다.


코펜은 영화에서 움파룸파역을 맡은 휴 그랜트의 모습에 대해 "그들(제작진)은 휴 그랜트의 머리를 확대해서 그의 머리가 더 커 보이게 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라면서 "내가 움파룸파에 완벽하게 맞는 크기라는 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1971년 영화 속 움파룸파의 모습 / 영화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


그동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여러 번 영화화 됐는데,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1971)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에서는 모두 왜소증을 가진 배우들이 연기했다.


영국의 국민 작가 로알드 달이 1964년 발표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에서 움파룸파는 흑인 아프리카 피그미족으로 묘사됐다.


인사이트2005년 영화 속 움파룸파의 모습  /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그러나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1973년 결국 로알드 달은 개정판을 내면서 움파룸파는 금발의 백인으로 묘사했다.


1971년 영화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에서 움파룸파족은 왜소증을 가진 배우들이 연기했으며 주황색 피부와 녹색 머리카락을 가진 모습으로 등장했고, 조니 뎁 주연의 2005년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등장하는 움파룸파는 모두 왜소증 배우 딥 로이가 연기했다.


인사이트배우 피터 딘클리지의 지적으로 디즈니는 영화 '백설공주' 속 난쟁이 배우를 바꿨다. / CLICK NEWS AND MEDIA


한편 지난해에는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또 다른 왜소증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의 캐스팅에 대해 비난해 화제가 됐다.


그는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난쟁이들이 모두 왜소증 배우로 캐스팅 된 것에 대해 "왜소증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 대해 또 다른 고정관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라고 비난했고 결국 디즈니는 난쟁이 역의 배우를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