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초등생 때 묻었던 타임캡슐을 개봉하기 위해 20년 만에 모교를 찾은 제자들이 추억의 개봉식을 열었다.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SUBUSUNEWS'에 따르면 이달 19일 오후 3시경 인천시 연수구 선학초등학교에선 20년간 묻혀 있던 '타임캡슐'의 개봉식이 열렸다.
타임캡슐은 지름 70cm, 높이 1m짜리 붉은색 플라스틱 통 4개에 담긴 채 20년 전인 2003년 7월 19일 여름방학식 때 교정에 묻혔다.
약 2천 명의 학생과 교직원 70명 등은 타임캡슐 안에 '20년 뒤에 나에게 쓰는 편지', '가장 아끼는 물건', '가족사진' 등을 넣었다.
학생들은 친구들을 모으거나 자녀까지 모교로 데려오는 등 큰 기대를 하며 개봉식을 찾았지만, 20년 만에 마주한 타임캡슐의 모습을 보고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물건 대부분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고 플라스틱 통 안에는 물이 들어차는 등 훼손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날 타임캡슐 개봉식을 보기 위해 모인 전직 교직원 및 졸업생 200명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고, 이를 본 이명수 전 선학초 교장 또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명수 전 선학초 교장은 "비닐을 여러 겹으로 싸고 실리콘으로도 밀봉했는데 통에 물이 들어가 버렸다"며 "묻을 때 여러분께 조언을 받았는데 이렇게 돼서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학생들은 실망하기도 잠시, 타임캡슐 증서와 과거 편지 등을 보면서 추억에 잠겨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편 인천 내 학교에서 타임캡슐을 봉인한 사례는 지금까지 총 3차례로 학생과 교직원 전체가 타임캡슐을 묻은 건 선학초가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