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진상 민원 쏟아지는 학교였는데...교사 '미투 운동' 확산에 민원 뚝 끊겨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최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괴롭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교권 침해 '미투(MeToo)'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소위 '진상 학부모'들의 민원도 사그라 든 모양새다.


지난 23일 교사노동조합연맹 소속 경기교사노조는 21일부터 패들릿(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을 개설하고 온라인 미투 운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패들릿에는 가지각색의 미투 사연이 속속들이 게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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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사는 학부모로부터 "저는 무기가 많다.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제가 다 위원인 거 아시죠? 내가 아동학대로 고소해야겠어요? 우리 애가 선생님 싫다는데 내가 학운위라 교장선생님 봐서 참아주는 거야" 등의 협박을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사연은 각종 SNS 등에도 게시되며 확산되고 있다.


20년 넘게 교사로 근무 중인 A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친구네 학교는 매일 무더기로 쏟아지는 진상 민원으로 몸살을 앓은 학교인데 지난주 목요일부터 시작해서 금요일쯤 되니 민원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인사이트트위터 갈무리


교사들이 힘을 합심해 움직이기 시작하니 두려워졌던 걸까. A씨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 알고 있었어? 아님 내가 진상인 줄 몰랐나?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니까 멈춘 거야? 이토록 쉽게?"라며 허탈해했다.


한편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처음 발령 받은 신규 교사가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이후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교사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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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숨진 교사가 학생 생활지도와 관련해 자신의 일기장에 "숨이 막혔다"며 힘든 심정을 토로했던 것으로 나타나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는 25일부터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합동 조사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