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기적과 같은 삶을 살다 간 강아지 한 마리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19살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믹스견 애니(Annie)의 사연을 전했다.
애니는 지난해 6월,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댈러스 동물 보호소에 맡겨졌다.
하지만 애니는 자신을 입양한 두 여성 덕분에 1년을 더 살며 다양한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가슴 아픈 게시물에 따르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예상을 뛰어넘어 불운을 이겨낸 애니는 지난주 배가 부풀어 응급실로 실려 간 후 세상을 떠났다.
알고 보니 녀석의 배는 수술로만 고칠 수 있는 상태였고 이는 노령견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얼마 전 애니는 구조 1주년을 맞았다.
비영리 단체 더 파울러풀 레스큐(The PAWerful Rescue)는 지난달 25일 SNS를 통해 "처음 애니를 데려왔을 때 기껏해야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들었다. 어제 애니가 구조 1주년을 맞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애니는 우리가 구조하는 모든 노령견이 경험하길 바라는 삶을 살았다. 애니는 지난 1년을 단순히 살아온 것이 아니라 아주 잘 자라왔다"라고 전했다.
애니의 견주 로렌 실러(Lauren Siller)와 리사 플로레스(Lisa Flores)는 애니에게 두 번의 크리스마스와 생일 파티라는 선물을 줬다.
녀석은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장 위를 걷기도 했다.
실러와 플로레스는 애니에게 도넛과 스테이크, 인앤아웃 펍패티 등을 먹이며 녀석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최대한 호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지난해부터 이런 애니의 모습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았다.
애니는 고령으로 인해 미국 전역을 여행할 수는 없었지만, 팬들은 애니의 사진을 프린트해 직접 여행을 떠나며 함께 인증샷을 찍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애니는 밸런타인데이와 성 패트릭 데이를 포함한 모든 기념일과 명절을 축하했고,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 'nosey neighbor(참견쟁이 이웃)'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실러는 "애니의 얼굴이 그립다. 거실에서 껴안고 있거나 침대 옆에서 자고 있는 애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눈물이 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웃을 너무 좋아해 매일 밖에 나가 이웃 구경을 했는데 그때마다 간식을 주며 안으로 들여오려고 했다. 이제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너무 슬프다"라고 덧붙였다.
두 주인과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다양한 버킷리스트를 이루고 무지개다리를 건넌 애니.
애니의 SNS에는 녀석을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팬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