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16년 전 순직한 조종사 고(故)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어머니와 재회했다.
어머니는 생전 그대로인 아들의 표정과 말투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5일 국방홍보원 국방TV는 AI로 복원한 고 박인철 소령의 모습을 담은 '그날 군대 이야기 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영상을 공개한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 박 소령의 어머니 이준신 씨는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박 소령의 모습을 복원한 가상 인간이 모니터에 등장하자 이 씨는 "인철아 보고 싶었어"라고 말하며 아들과 마주했다.
앞서 박 소령은 16년 전인 2007년 7월 야간 비행 훈련 중 KF-16 전투기 추락으로 순직했다. 현충원 아버지 묘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한 뒤 50여 일 만에 난 사고였다.
박 소령의 아버지인 고 박명철 소령도 지난 1984년 3월 팀스피릿 훈련 중 순직했다. 부자는 나란히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이씨는 남편을 잃고 다섯 살배기 외아들인 박 소령을 홀로 키웠다. 그러나 아들마저 아버지 곁으로 떠나 이씨는 평생 그리움 속에서 살았다.
AI로 복원된 박 소령은 "조종사 훈련을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엄마가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원하던 일을 해서 여한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와 10여 분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의 얼굴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무쳤다.
박 소령의 동기였던 김상훈, 이두원 중령도 자리를 함께했다.
박 소령은 동기들에게 "같이 야구도 보고 여행도 다니고, 우리가 참 추억이 많았다"며 "그때 네가 그만 좀 따라오라고 했었잖아"라고 말을 건넸다.
이 중령은 "정말 인철이와 만난 느낌이었다"며 "인철이는 누구보다 앞에 서서 대한민국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번 프로젝트 기획 취지를 '조국을 위해 희생한 장병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정신전력문화정책과 이선미 중령은 "호국영웅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그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한 끝에 생각해 낸 것이 AI 복원"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러한 AI 기술을 장병 정훈 교육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