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외할머니 장례식 끝난 다음 날, 연차 하루 썼는데 출근 강요 당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껴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출근 강요받은 공익 요원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 공익근무 요원이 가족상을 당한 뒤 연차를 신청했지만 출근을 강요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담당관이 장례식 중인데 출근하라고 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공익근무 요원 A씨는 "이번 주 월요일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급하게 반차 쓰고 장례식장으로 뛰어갔다"고 운을 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미생'


그는 장례식 이후 교대 근무하는 다른 공익 요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3일간 청원 휴가를 신청했고, 마지막으로 담당자한테까지 보고를 마쳤다.


하지만 며칠 뒤 A씨가 공익 담당관에게 '내일 연차 좀 쓰겠습니다'라고 다시 말하자 담당관은 "다른 공익들이랑 이야기된 거냐"며 재차 물었다.


이에 A씨가 '네'라고 대답했지만, 다음날 답장한 담당관은 "오늘 출근해라. 오늘 오후에 대체자가 없어서 업무 공백에 있다. 미리 다른 공익들이랑 이야기된 걸로 아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집으로'


이미 보고까지 맡은 내용이지만 A씨는 사실을 인증하기 위해 연차 신청 전 다른 공익근무 요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캡처해서 담당자에게 모두 보냈다.


그런데 담당자는 갑자기 A씨의 태도를 걸고넘어지면서 '왜 말투에 불만이 가득 차있냐'고 지적했다.


그 순간 억울함과 동시에 자신을 많이 아껴주신 할머니가 생각난 A씨는 서러움을 주체하지 못했고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제서야 담당자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A씨의 울음은 멈출 줄 몰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원래 공익 근무는 한 명이 연차 쓸 때를 대비해 3교대 돌렸다가 한 명이 비면 2교대로 가는 시스템이다"며 "(담당자의 말을 듣고) 다른 공익들한테 전화해 보니 아무 이상 없다고 한다. 장례식을 어제 막 끝내고 식구들이랑 같이 마음 추스르고 있는데 이렇게 나오니 어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너무 화가 나고 충격받아서 손이 덜덜 떨린다. 구청 근무하는데 민원 넣어야 하는지 복무 지도관에게 전화해야 되는지 누가 좀 알려줘라 제발"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해당 사연은 공개 직후 많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간부도 현역 군인 청원 휴가는 못 건드린다", "인권위에 고발해야 하는 수준이다", "제발 근무지랑 담당자 이름 좀 알려줘라. 내가 민원 넣어야겠다"라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