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몸값 61억 '인민 호날두' 한광성 사라졌다...마지막 행방 추적해봤더니

인사이트한광성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유벤투스 등 유럽 최정상 클럽에서 활약하며 '인민 호날두'로 불리던 북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한광성의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CNN은 국제 축구 무대에서 사라진 북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한광성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한광성은 2020년 카타르에서의 활동을 끝으로 현재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광성은 유럽 5대 축구 리그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북한 선수로, 2019년 이탈리아 빅클럽 유벤투스로 이적해 화제를 모았다. 


인사이트남북 대표팀에서 각각 등번호 7번을 맡고 있는 한광성과 손흥민 / 뉴스1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동했던 한광성의 최전성기는 단연 유벤투스에서다. 그는 페루자 구단 임대를 거쳐 2020년 세리아A의 명문인 유벤투스로 이적했고 데뷔 두 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불과 일주일 지난 시점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에 팔려갔지만, 2023∼2024년 시즌까지 5년간 460만 달러(한화 약 61억원)에 달하는 이적료가 지불됐다는 점에서 그가 가치가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한광성은 카타르에서도 오래 뛰지 못했다. 2020년 8월 시즌 마지막 경기에 출전했고,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후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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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광성은 2021년 1월26일 알두하일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 카타르에서 추방됐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그가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 있던 까닭에 점점 출전이 어려워졌고,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새로운 팀을 해외에서 찾지 못하게 되자 북한으로 돌아가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당시 한광성이 카타르의 한 은행과 거래하면서 "어떤 경우에라도 어떤 돈도 북한에 송금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한 것도 파악됐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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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성은 카타르 도하에서 로마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광성은 2021년 평양행 비행기 노선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로마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외무부와 세계축구연맹(FIFA)은 한광성의 거취와 관련한 CNN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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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성의 세계 진출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집권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체육강국' 구상에 따라 엘리트 축구선수 육성을 목표로 평양국제축구학교를 설립했다.


개교 후 얼마 뒤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각각 14명, 15명의 학생이 북한 지원을 받아 유학을 떠났다. 스페인 바로셀로나로 유학 간 한광성도 이 중 한 명 이었다.


한광성은 독보적인 실력으로  현지 축구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다. 칼리아리 유소년 코치였던 막스 칸지는 CNN 인터뷰에서 "한광성이 훈련하는 모습을 본 지 20분 만에 동료 코치 마리오에게 '그는 매우 훌륭하다, (1부로)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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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광성은 세리에 A에서 이승우의 라이벌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런 한광성을 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지도자들은 국제 무대에서 사라진 한광성에 대해 아타까움을 드러냈다.


북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예른 안데르센은 "한광성이 축구를 그만둬야 했다는 것은 유감이다. 그에게는 대단한 재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떠나지 않았더라면 좋은 커리어를 유지하고 연봉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