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사로 이직했던 한국 조종사들, 복귀 이후 '재취업' 어려운 이유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외국 항공사로 이직했던 한국 조종사들의 재취업이 국내에서 어려워 지고 있는 이유가 공개됐다.
28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이날 항공업계는 과거 중국 항공사들이 코로나 전 급격히 사세를 불리며 한국인 조종사를 대거 스카우트 및 영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항공사들은 한국 항공사가 주는 연봉보다 2배 가량 높게 부르면서 한국인 조종사들의 중국행을 유혹했다.
당시 국내 조종사들은 좋은 대우를 찾아 떠났지만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본국으로 돌아오게 됐고, 이들 중 일부는 중국 항공사로부터 "현재 연봉의 절반을 감내하든지, 퇴사하라"는 식으로 사실상 퇴직 강요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또한 한국인 조종사들은 국내 항공사들마저 하반기 채용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복귀 이후 재취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FSC) 관계자는 "한국 조종사들이 회사가 힘든 시기에 연봉과 더 나은 대우를 찾으려고 중국으로 이직했기에 다시 뽑기 힘든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항공사 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만 하반기에 조종사 채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올해 추가 조종사 채용을 할 계획이 없다고 알려진다.
저비용항공사(LCC)관계자는 "여행 분위기가 되살아났다고는 하지만 조종사를 새로 뽑을 만큼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내년께 들어오는 항공기와 업황을 추가로 더 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채용을 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인 조종사들의 복귀율이 100%에 가까웠던 시기도 존재했다.
지난 4월에는 조종사(기장, 부기장)들의 복귀율이 확정에 가까워지면서 비행 편을 줄인 항공사들은 한국인 조종사 대신 외국인 조종사를 내보냈다.
이에 따라 지난 27일 기준, 모든 항공사 내 외국인 조종사는 총 2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517명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세부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당시 123명의 외국인 조종사가 있었지만, 현재 19명으로 급감했다. 대한항공 또한 2019년 349명에서 200명으로 감소했으며, 제주항공은 2019년 21명의 외국인 조종사가 근무했지만 현재 0명으로 외국인 조종사가 아예 없다.
같은 기간 티웨이는 13명에서 8명, 에어부산은 8명에서 1명, 이스타항공은 9명에서 2명으로 각각 줄었다. 반면 에어서울은 한국계 뉴질랜드와 캐나다 국적 조종사들을 각각 1명씩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