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북대서양 해저 4000m 아래로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보러 갔던 잠수정 '타이탄'의 침몰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원래 잠수정에 타기로 돼있었지만 아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고 밝혀 더욱 안타까움을 산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BBC는 잠수정 사고로 숨진 파키스탄 부호 샤자다 다우드(48)의 아내이자 술레이만 다우드(19)의 어머니인 크리스틴 다우드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크리스틴에 따르면 이들 가족의 타이탄 탑승은 당초 코로나 이전에 계획됐다. 당시 아들 술레이만은 잠수정 탑승 나이가 되지 않아 부부가 잠수정을 타기로 했었다. 크리스틴은 아들이 잠수정을 타지 못해 실망했다고 떠올렸다.
부부의 여행 계획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잠수정 관광이 중단되면서 무산됐다. 이후 팬데믹이 끝날 무렵 관광이 재개됐다.
크리스틴은 "아들이 정말 가고 싶어 해서 아들에게 (잠수정) 자리를 양보했다"고 말했다. 평소 '루빅 큐브' 놀이를 좋아했던 술레이만은 잠수정에도 이 큐브를 가져갔다고 한다.
그녀는 "아들이 해저 3700m에서 루빅 큐브를 풀어 세계기록을 깨려고 기네스북에 사전 신청도 했다. 남편은 그런 아들을 기록하려고 카메라를 가지고 잠수정에 올랐다"고 말했다.
부자가 잠수정에 탑승한 지난 18일 크리스틴은 딸과 함께 현장 지원선인 폴라 프린스호에 탑승해 있었다. 그러다 잠수정과의 통신이 두절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됐다.
크리스틴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후 상황은 점점 더 악화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희망을 잃지 않았던 크리스틴은 끊임없이 바다를 확인했다. 그러나 잠수정에 산소 공급이 가능한 시간인 96시간 뒤부턴 희망을 잃었다는 생각에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결국 크리스틴은 남편과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이 잠수정 관광은 1인당 비용이 25만달러(한화 약 3억2500만원)에 달했다. 이들을 태운 잠수정은 지난 18일 잠수 시작 1시간45분만에 연락이 두절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나흘 뒤인 지난 22일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는 타이태닉호 침몰 지점 인근에서 잠수정 선미 덮개 등 잔해를 발견했다며 잠수정에서 내파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잠수정에는 다우드 부자 외에도 영국의 사업가 해미쉬 하딩(58) 회장, 프랑스 해군 출신의 유명 탐험가 폴 앙리 나졸레(77), 잠수정 운영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대표 스톡턴 러시(61)가 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