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역대급 폭염 예고된 올해 "교도소에도 에어컨 설치해 줘야 vs 절대 안 돼"

인사이트지난해 5월22일 부산 서면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생한 이른바 '돌려차기 살인미수 사건'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 / 피해자 측 제공


냉방조차 안 되는 노후된 교도소에 에어컨 설치..."해줘야 한다 vs 절대 안 된다"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최근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돌려차기남'과 '또래 과외생 살인 정유정'이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구치소가 노후화된 시설 때문에 냉난방조차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장마와 함께 시작되는 폭염을 대비해 교도소에도 에어컨을 설치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에 대해 찬반 여론이 다시금 일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에 따르면 부산구치소를 현장 점검한 결과, 벽과 천장 등 건물 단열이 없이 추위와 더위에 취약한 구조로 조사됐다.


인사이트또래 과외생 살인 정유정 / 부산경찰청


또한 보일러 설치가 어려워 '온수'조차 공급되지 않고 있었으며, 취침 시 여유 공간이 전혀 없을 정도로 수용자의 과밀도가 높아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움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6년 9월 부산교도소에서 수용자 2명이 하루 간격으로 열사병을 호소하며 숨진 바 있기 때문에 교도소 에어컨 설치 여부에 대한 논쟁은 더욱 뜨겁게 일고 있다.


교도소에 에어컨을 설치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죄와 벌을 떠나서 사람 취급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죄인이니까 참으라는 말은 너무 구시대적이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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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정시설 모습 /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


반면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는 이들은 "죄를 짓고 반성해야 할 죄수들에게 에어컨이라니 말도 안 된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교정 근무자도 아닌 재소자들을 위해서 에어컨을 설치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교도소에 에어컨 설치할 돈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독거노인한테 써라", "누가 봐도 세금 낭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는 교도소 에어컨 설치를 두고 각각 청원과 개선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도소 에어컨 설치 철회' 청원이 올라왔다.


당시 청원인은 "얼마 전 전국 교도소, 구치소 복도에 에어컨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들었다"며 "생활이 어려운 시민들과 범죄 피해자들의 인권은 덜 챙기면서 수용자들의 인권만 생각하냐. 교도소 에어컨 설치를 철회해 달라"라고 청원했다.


이에 법무부는 "현재 수용자들이 갇혀 있는 수용실에 에어컨을 설치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2019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폭염에 따른 수용자의 인권침해를 지적하면서 "교도소 수용자들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해 또 한번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민변은 "교정 시설의 실내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냉방 설비의 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