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4경기째 무승을 기록하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한 축구 팬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과 클린스만 감독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다시 보는 벤투 감독의 패배 시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축구 팬 A씨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물에는 지난 2019년 아시안컵 카타르전 패배 후 벤투 전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당시 벤투 전 감독은 "경기는 대등했다"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지배하고 싶었지만 조직력이 뛰어난 팀의 파이브백에 막혔다. 카타르가 경기를 잘 풀었다"고 했다.
이어 "90분 동안 득점 기회 창출이 적었다"며 "상대보다 기회는 더 있었지만 1번의 실수로 실점했다. 상대가 우리보다 효율적인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2020년 멕시코전 패배 이후에도 "공격적으로 많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실점 위기를 더 많이 허용한 경기였다. 우리 진영에서 공격적으로 빌드업을 할 때 공을 많이 뺏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상대 공격 차단, 역습하려고 할 때 소유권을 내줘 어려움을 자초했다"며 "가장 경기력이 좋았던 순간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연속 3골을 내줘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2021년 한일전 패배 후에는 "상대를 분석해 수비 라인의 균열을 꾀하고자 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상대가 압박할 때 강하게 나가면서 수비를 제 위치에서 끌어낸다면 2선 양측 윙어들과 섀도 스트라이커였던 남태희가 뒷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을 원했지만 잘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후반에는 이런 부분이 좀 나아졌지만 이강인 제로톱 전술은 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누가 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가정은 여기 있는 선수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고 저 스스로에게도 솔직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했다.
나아가 "패배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패배를 돌아보고 개선할 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전술적인 의도로 포메이션을 가동해봤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를 지적할 때도 선수들의 잘한 점 역시 짚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우리'라는 표현을 계속 강조하면서 누구 1~2명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팀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하며 그 책임은 팀을 이끄는 감독 자신도 포함된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했다"고 봤다.
그는 "이게 원론적이고 딱딱할지라도 소속팀에서 풀타임 뛰는 황의조랑 조규성을 뽑아놓고 90분 뛸 수 없는 공격수 없다고 말하는 누구와는 전혀 다른 프로페셔널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 누리꾼들은 "벤투는 적어도 언론에 휘둘리지 않고 잘 대응했음", "벤버지 보고 싶은 거 저뿐인가요?", "선임 전부터 무전술이 클린스만 컬러라고 예상했잖아 다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전이 1-1 무승부로 끝난 후 클린스만 감독이 한 인터뷰를 저격한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상당히 아쉽다. 세트피스로 실점하게 돼 화가 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황의조는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고, 오현규는 소속팀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주전으로 뛰지는 못해 체력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에서 지속해서 뛸 수 있는 공격수는 손흥민밖에 없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4분 황의조가 득점하며 앞서갔으나 후반 42분 엘살바도르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알렉스 롤단에게 헤더 동점 골을 허용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 출범한 이후 4경기를 치렀으나 아직까지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2무 2패를 기록 중이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9월 유럽에서 평가전을 치른 뒤, 오는 2024년 1월 열리는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에 출전해 63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