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다리 절단' 된 가난한 아빠 소개시켜준 친구 보고 부끄러웠다는 중2 '사춘기 소년'의 사연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ENA '구필수는 없다'


중학교 2학년, 사춘기. 누구에게나 질풍노도의 시기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사춘기였던 그는 부모님과의 갈등, 어려운 가정환경 등 불만과 시기로 가득했다. 


그나마 그가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건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다. 부모님께는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친구에게는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둘은 그렇게 단짝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을래?"라고 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놀기에 하루는 너무나도 짧았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은 한없이 즐거웠으니까.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처음으로 가게 된 친구의 집. 친구의 아버지가 그의 얼굴을 보자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의식적으로 표정을 숨겨야 했다. 


자신보다도 어려운 형편, 그리고 두 다리가 없는 친구 아버지의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친구의 아버지는 몸통과 두 팔, 그리고 머리만 있었다. 


남성은 중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이런 중증 장애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어린 그에게는 너무나 충격이었다. 


반면 다리가 없는 친구의 아버지는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얼굴엔 미소를 띠었고, 몸에 붙은 두 팔을 이용해 손수 떡볶이를 만들어 아들의 친구에게 대접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성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혼한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으면서 친구는 항상 밝았다. 매사가 불만과 질투였던 그에게 당당한 모습으로 중증 장애 아버지와 사는 친구는 충격이었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후 그는 친구 아버지를 조금씩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종종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마다 밝은 모습으로 반겨주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마음에 남았던 벽이 조금씩 허물어졌다. 


"만약 사춘기 시절 나였다면 당당하게 아버지를 소개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을까?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그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파수꾼'


해당 사연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진 남성 A씨의 회상이다. 


A씨는 최근 장애와 관련한 글을 읽고 중학교 시절 옛 친구를 떠올렸다. 서로 각기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점점 멀어진 친구였지만 돌이켜보니 그 친구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는 "당시 사춘기를 겪었던 그 친구에 대한 존경심이 생각난다. 지금도 어디선가 열심히 잘살고 있을 친구 생각에... 그 친구에게 무한한 축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훌륭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친구분도 좋은 추억으로 잘 살고 계실 겁니다", "그런 친구를 외면 안 한 당신도 훌륭합니다", "좋은 사람 주변엔 좋은 사람만 있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