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챌린지 영상을 찍던 유튜버가 추돌 사고를 내 5살 어린이가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렌트한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운전하던 이탈리아 유튜버가 로마에서 경차와 충돌해 5살 소년이 사망하고 소년의 엄마와 4살 여동생이 부상을 입었다.
20살의 유튜버 마태오 디 피에트로(Matteo Di Pietro)는 14일 오후 4시께 다른 유튜버 4명과 함께 파란색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렌트해 운전하다 엄마와 두 자녀가 타고 있던 스마트 차량과 충돌했다.
다섯 살의 마누엘 프로에티(Manuel Proietti)는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오스티아의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마누엘의 엄마 엘레나 우첼로(Elena Uccello, 29)는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네 살배기 여동생은 퇴원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우루스를 운전하던 유튜버(마테오)가 SNS 챌린지의 일환으로 다른 운전자를 조롱하면서 고속으로 차를 추월하려다가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가던 가족의 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2시간 전, 람보르기니에 동승했던 인플루언서 비토 로이아코노(Vito Loiacono)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렌트한 스포츠카에 비해 스마트 차량이 저렴하다고 조롱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영상에서 "스마트 차에 탄 이 여자, 뭐 하는 거야? 네 차는 콘카드(이탈리아 소매점)에서 중고로 300유로(한화 약 42만 원)야. 내 차는 10억으로 아마존만큼 가치가 있다"라고 조롱했다.
몇 시간 후, 그는 운전자 마테오와 다른 세 명의 유튜버와 함께 람보르기니를 타고 곡예 운전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엘레나의 차를 들이받았다.
우루스에 타고 있던 5명은 '더 보더라인(The BorderLine)'이라는 그룹에 소속된 인플루언서들로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유튜버들과 인플루언서들은 상품을 받기 위해 우루스를 타고 50시간 연속으로 주행하는 SNS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었다고 한다.
로마 검찰은 마테오를 차량 살인 및 가중 상해 혐의로 수사하고 있으며, 교통경찰은 유튜버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람보르기니 내부에서 누가 곡예 운전을 촬영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고 직후 로이아코노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내가 겪고 있는 트라우마는 형언할 수 없다. 나는 운전대를 잡은 적이 없으며 피해자 가족과 매우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더 보더라인 채널은 영상을 통해 "피해자 가족에게 진솔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면서 "이번 일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우리 아이디어는 건강한 정신으로 젊은이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번 비극은 너무 극심해서 우리가 더 이상 이 길을 가는 것을 도덕적으로 불가능하게 했다. 이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모든 활동을 중지한다"라고 밝혔다.
사고 소식에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 이탈리아 부총리는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하는 상습 운전 위반자는 운전면허를 평생 박탈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 연합 정부는 유튜브 등 SNS와 동영상 플랫폼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 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활동 미화 방지법'이라는 해당 법안은 온라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불법 활동을 미화하거나 폭력을 선동할 경우 최대 5년 형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