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1~45까지 숫자가 쓰인 45개 공 중 여섯 개를 뽑는 가운데, 6개의 숫자를 모두 맞힐 확률은 얼마나 될까.
814만 5060분의 1. 즉, 0.0000123%이다.
그렇다면 로또 1등에 당첨될 경우의 수를 모두 계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생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복권 당첨 규칙을 분석해 당첨금을 휩쓴 천재 수학자가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래드바이블(ladbible)은 14번이나 복권에 당첨된 천재 수학자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60년대부터 1992년까지 14년이나 복권에 당첨된 남성이 있다. 그의 이름은 스테판 만델(Stefan Mandel)로 루마니아 경제학자 출신이자 수학자이다.
그가 처음 복권에 관심을 가진 건 1960년대 초반 공산주의 국가인 루마니아에 살던 시절이다. 경제학자로 학문에 전념하던 그의 월급 88달러로는 가족을 부양하기도 쉽지 않았다.
스테판 만델은 돈을 벌려는 방법으로 '복권'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당시 복권의 규칙을 분석해 최적의 당첨 번호를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냈다.
이후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많은 복권을 샀다. 처음에는 친구들을 설득해 복권구매자금을 투자받았는데, 운 좋게 1등에 당첨돼 20만 달러(당시 한화 약 7억 원)를 받게 됐다.
스테판 만델은 친구들과 함께 당첨금을 나눈 뒤 남은 돈을 뇌물로 써 루마니아를 탈출, 호주로 향했다. 이후 그는 호주에서 복권 당첨에 인생을 걸었다.
그는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은 주의 경우 당첨금이 다음 주로 넘어가는 복권의 이월 제도에 주목, 이월이 2번 이상 일어났을 때를 노렸다.
이때는 1인당 복권 구매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스테판 만델은 펀드를 만들어 약 2,500명에게 투자를 받았고 900만 달러를 모아 전체 복권이 22%를 사들였다. 실제로 그는 1등에 당첨됐고 당첨금 2,7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340억 원)를 받았다.
복권 운용사는 즉시 소송을 걸었지만, 법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복권 운용사들은 1인당 구매 횟수 제한, 외국인 당첨 제한 등의 규정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스테판 만델은 1992년 복권 당첨 이후 은퇴해 현재까지 호주에서 여생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