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엄한 아빠한테 맞으면서 자란 딸이 '고려장'을 꿈꾸게 됐다.
섬뜩한 꿈이지만 꽤 많은 누리꾼들이 딸의 심정을 이해해 눈길을 모았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빠가 누나 패면서 키웠는데 부작용 심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남동생인 글쓴이 A씨는 "우리 남매를 아빠가 초딩 때부터 많이 잡았다. 둘 다 워낙 개구쟁이인데 아빠는 운동선수에 기가 세서 극상이었다"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A씨는 "초딩 때 학원 빼먹는다고 패고, 방 정리 안 한다고 패고, 사춘기 때 엄마한테 징징댄다고 밥 안 먹는다고 패고 이러면서 서열 잡아서 키웠다"라고 전했다.
너무도 엄했던 탓에 아빠와의 관계는 서먹서먹졌고,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아예 대화를 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갈등의 정점을 찍은 건 아빠의 생일날이었다. A씨는 "누나가 아무것도 안 해서 아빠가 서운하다 그랬는데 그 마저도 대답 안 해서 아빠가 누나한테 젓가락을 날렸다"라며 "누나가 화나서 반격한다고 아빠한테 의자 던졌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엄청 놀라서 가족들 이후로 아빠 따로 보고 누나 따로 본다. 더 이상 그 둘은 같이 보지 않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아빠를 향한 증오심이 커진 A씨 누나는 급기야 꿈이 '고려장'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A씨는 "엄청 섬뜩한데 또 동생들이랑 엄마한테 잘하는 거 보면 사람 자체가 나쁜 건 아닌 거 같다"라면서 "아무튼 딸은 캐릭터 봐가면서 패야지 마냥 서열 잡아 키우는 게 아닌 거 같다"라고 주장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내 얘기인 줄 알았다. 아빠랑 남이다. 엄마랑만 말한다", "훈육이 아니라 학대를 했네", "암으로 임종하는 순간까지도 용서 못 하겠더라. 사과받고 싶었다. 이런 내가 징그러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몇몇 이들은 "내가 아빠한테 맞으면서 커서 연애도 결혼도 하기 싫어졌다","저러면 남자 혐오증 걸린다"라는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