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6월 평가전에 나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3월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뽑은 사실상 진짜 클린스만 1기 명단이다.
5일 클린스만 감독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페루, 20일 엘살바도르전에 나설 국가대표 23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3월 취임 나흘 만에 발표했던 명단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구성했던 카타르 월드컵 명단이 주축이 됐다. 이번 명단이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짠 명단이라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손준호다. 산둥 타이산에서 뛰고 있는 손준호는 한 달 가까이 중국 랴오닝성 공안에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표팀 합류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물론이고 귀국하더라도 컨디션 문제로 인해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해 클린스만 감독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 지속적으로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래도 빨리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고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가 100% 서포트하고 있다는 걸 손준호에게 전달하고 싶다. 계속 협회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명단은 다음 주 소집할 때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알아달라. 선수들 컨디션도 계속 체크해야 되고 부상도 있을 수 있다. 명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를 직접 활용하기 위해 발탁했다기보다 대외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스만 1기 공격진은 지난 3월과 동일하게 구성됐다. 조규성과 황의조, 오현규가 부름을 받았다. 다만 K리그 8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민규는 벤투 감독에 이어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황의조와 조규성은 모두 K리그에서 2골을 기록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스트라이커는 특별한 포지션이다. 득점으로 평가받기 마련이다"며 "조규성이 지난 주말 득점해서 매우 좋았다.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마다 경기력이 안 좋거나 득점을 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 이럴 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중원에는 박용우와 원두재, 홍현석을 깜짝 자원으로 발탁했다.
손준호는 사실상 소집이 어려운 상태고, 정우영과 백승호는 각각 수술과 부상으로 소집이 어려워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홍현석과 박용우는 이번에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기에 황인범이 함께해 중원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수비에는 김민재와 김영권이 빠졌다. 김민재는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김영권은 부상으로 함께할 수 없게 됐다. 대신 김주성과 박지수가 부름을 받았다.
김문환과 김태환이 빠진 측면 수비수로 안현범과 설영우가 대체한다.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이재성은 우리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함께 한다.
골키퍼에는 김승규와 조현우, 송범근이 지난 3월과 동일하게 부름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제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최선의 준비 과정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7개월 정도 남았는데 A매치를 통해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했다.
또한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도 잘 지켜보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서 A대표팀이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2일 부산에서 소집된다.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페루와 평가전을 치른 뒤 대전으로 이동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