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WBC 대표팀 일부 선수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 터졌다.
의혹을 받는 선수들은 각 구단에 "룸살롱 및 경기 전날이 아니었다. 여성과 따로 술자리를 가진 것도 아니다. 야식 개념으로 스낵바에서 김밥과 수제비에 반주를 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의 해명이 워낙 분명하고, 선후배 간 카카오톡 대화와 영수증 증빙을 통해 자신들의 해명을 증명할 수 있다고 하니 팬들도 룸살롱 의혹보다는 이 해명에 조금 더 믿음을 보내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판인 계속되고 있다. 대회 중 술을 아무렇지 않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마시는 게 과연 맞는 처사냐는 지적이다.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음주'가 너무 쉽게 용인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WBC를 위해 야구 대표팀이 지원받은 내용들을 살펴보면 더욱더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허구연 총재는 주기적으로 메이저리그(MLB)가 열리는 미국으로 날아가 한국계 선수들을 접촉했다. 한국과 작은 연결고리만 있어도 대표팀 일원으로 나갈 수 있기에, 허 총재는 끊임없이 관련 선수들을 접촉했다.
그 결과 MLB 올스타에 수비 부문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토미 현수 에드먼을 대표팀에 불러들일 수 있었다.
WBC 조직위에 끊임없이 어필을 하며 대만, 쿠바, 네덜란드, 이스라엘과 조편성을 피했다. 상대적으로 야구 최약체인 중국, 체코 그리고 상대적 약체인 호주와 한 조가 될 수 있도록 힘썼다.
이동 간 비행기 좌석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에는 이코노미 좌석이 주어졌는데, 전원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탈 수 있도록 지원했다. 모두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10일이 넘는 미국 전지훈련 기간 동안 최고급 리조트를 예약해 선수들이 편안히 묵을 수 있게 했다. 한식조리원을 따로 계약해 12일간 매끼 한식을 지원했다.
WBC가 열리는 도쿄에서는 '뉴오타니 호텔(도쿄 3대 호텔)'을 예약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했다. 이 호텔은 국가별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하는 그야말로 특급 호텔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WBC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혹시라도 부상을 당하면 금전적인 손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했다. 보험에도 가입하고 자유계약(FA)에서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1군 등록일수 규정을 바꿨다.
WBC 결과가 좋으면 지급하는 성과급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선수들의 훈련 물품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특급 공수해 약 3톤의 장비도 완벽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런 지원을 받는 가운데서도 안일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인기를 끌어올리고 '꿈나무 양성'까지 노리며 했던 지원은 결국 '파국'을 맞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