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국내 최초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렌스젠더가 도민체전 여성 사이클 종목에 출전한다.
1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평생을 남성으로 살아온 나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 1년 만에 이번 주말 양양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3종목 여성 부문에 출전한다.
나씨는 키 180cm, 몸무게 72kg, 골격근량 32.7kg으로 건장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나씨는 남성이었던 지난 2012년 제47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남자 일반1부 독주와 4km 개인추발 등 4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성전환 수순을 받은 건 지난해다. 현재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도 '2'로 법적으로 여성임을 인증받았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씨는 "논란이 되고 싶다"며 자신의 출전이 논란이 될 것도,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리라는 것도 인정했다.
그는 "내가 상을 받으면 대중의 공감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명예로울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남자였다가 여자인 내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나는 인생을 건 출전을 통해 차별이 아닌 구별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남녀로 딱 잘라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씨는 "만약 나의 전국체전 출전이 누군가의 자리를 뺏는다면 깊이 고민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꺼이 그 무대를 밟겠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체전 출전 규정에 트랜스젠더에 관한 내용을 따로 두지 않아 그의 대회 출전을 제한할 뚜렷한 근거는 없다.
다만 지난해 3월 영국에서 트랜스젠더 사이클 선수 에밀리 브리지스가 국제 사이클연맹(UCI)으로부터 대회 참가 자격이 없다는 통보를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트랜스젠더임을 밝히고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했던 브리지스는 다른 여자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