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조선 후기 사회에서 산출된 우리 고전소설들을 가족과 여성이라는 화두를 통해 분석한 결과물 '가족 서사의 욕망과 상상력'이 출간됐다.
조선 사회는 상층 사대부 계층의 주도 아래 유교적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사회 체제를 정비해 나갔다. 이에 따라 삼종지도와 내외법 등으로 대표되는 남존여비의 관념이 지배 윤리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차별적 젠더 구조가 당연시되었다.
한편 한자와 한글의 이중 문자 체계 안에서 한자가 지배 계급의 공식 문자로서 인정되어 한문학이 주류 문학으로 평가된 반면 한글은 언문, 암글 등의 취급을 받으며 여성을 중심으로 한 피지배층의 문자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소설은 조선 후기 문학사의 주도적 장르로 부상하며 대중적 인기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 계급에 의해 오랜 시간 배척받으며 여성을 비롯한 타자들과의 친연성 속에서 발전해 나갔다.
이 책의 주요 연구 대상인 고전 장편소설은 상층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당대 사회의 복합적인 모순을 형상화하며 이후 다양한 국문소설의 발전을 견인해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방대한 분량 안에 담긴 당대의 사회상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의 구체적 숨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