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러시아 스파이'였는데 사람 너무 좋아해 임무 망각하고 바다에서 노는 벨루가

인사이트Instagram 'wiiiig'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러시아 장비를 부착한 흰고래(벨루가). '러시아 스파이'로 알려진 녀석이 임무를 망각했는지 사람들에게 다가와 애교를 부렸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노르웨이 해안에 머물던 벨루가가 최근 스웨덴 해역으로 이동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 벨루가와 접촉을 피하라는 경고가 함께 전해졌다.


녀석은 지난 2019년 노르웨이 핀마르크주의 항구도시 함메르페스트에서 처음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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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어부가 어업을 하던 중 벨루가 한 마리가 도움을 청하는듯 선박 주변을 맴돈 것이다.


녀석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애교를 부리듯 다가오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목과 가슴 부위에 띠를 두르고 있었다. 전문가들이 이 벨루가를 구조해 띠를 해체하자 그곳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제2의 도시) 물품'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군사 무기로 길러진 고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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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직 러시아 해군 대령 빅토르 바라네츠는 과거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고래가 러시아 해군에서 탈출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조된 녀석은 노르웨이어로 고래를 뜻하는 Hval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름을 따 '발디미르(Hvaldimir)'라는 이름을 얻고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노르웨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주위를 맴돌며 '명물'로 등극했다.


한 관광객이 실수로 바다에 떨어뜨린 아이폰을 물고올 정도로 똑똑하고 인간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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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녀석이 최근 인간과 잦은 접촉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르웨이 수산국은 "발디미르가 사람들 주위로 다가오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항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최악의 경우 보트와의 충돌로 인해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보트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으며 과거 프로펠러에 몸이 베인 채 발견되기도 했다.


수산국 측은 "돌고래는 자유로운 동물이기 때문에 포획해 사육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사람들이 발디미르와 거리를 두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꾸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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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디미르는 지난 28일, 스웨덴 남서부 훈네보스트란드 해안에서 관측되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해양생물학자 세바스티안 스트란드는 "짝을 찾으려는 호르몬 작용일 수도 있고, 외로움 때문일 수도 있다"며 "벨루가는 대단히 사회적인 종이므로 다른 벨루가들을 찾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는 1970년대 구소련 시절부터 이른바 '전투 돌고래 부대'를 운영했다.


1990년대에 동물 학대 논란에 직면하면서 해체했다고 밝혔으나 비밀리에 계속 운영됐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