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목욕실 빌려주고 아이들 장난감까지 나눠"...고된 괌 여행에 빛난 시민 의식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고된 여행이었지만, 곳곳에서 시민 의식은 빛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괌 국제공항이 폐쇄된 지 일주일만인 29일 오후 8시 48분 내국인 승객 188명을 태운 진에어 LJ942편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제주항공 2편, 티웨이항공 1편이 인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이날 귀국한 관광객들에 따르면 이들은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괌 현지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물품을 나누는 등 서로 도와가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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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딸과 여행을 다녀온 30대 부부는 "리조트에 물이 나오는 시간이 제한돼 현지 체류 중인 한인들끼리 서로 목욕실을 빌려주기도 했다"고 알렸다.


여행객들은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숙소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무더위에 수도 공급마저 끊겨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한 임산부와 남편은 "방 내부 온도가 30도까지 올랐지만 물이 끊기고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어려움이 컸다. 물티슈로 몸을 닦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호텔에서 쫓겨나 현지에서 빌린 차 안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다는 관강객과 여행이 길게는 일주일 가량 연장된 탓에 경비가 바닥난 관광객도 있었다.


인사이트괌 고립 여행객 출국 위해 파견된 외교부 신속대응팀 / 사진=외교부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서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되는 곳을 알려주거나 상비약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이들 장난감도 순번을 정해 공유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재난 상황 속에서도 빛났던 시민 의식은 모두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한편 외교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한국에서 괌으로 출발한 우리 국적기는 총 11편이다. 가장 먼저 인천공항에 도착한 진에어를 시작으로 대한항공·티웨이항공·제주항공 등 항공편이 30일까지 약 2천500명을 수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