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0.0002%의 확률을 뚫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레스터 시티.
전 세계 축구팬을 놀라게 했던 '동화'가 8년 만에 막을 내렸다.
29일(한국 시간)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는 2022-23시즌 EPL 38라운드 최종전 레스터 시티 vs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경기가 여렸다.
이 경기에서 레스터는 2대1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강등권 탈출 경쟁을 하던 에버턴이 승리하면서 강등을 피하지는 못했다.
에버턴의 득점이 있기 전까지 레스터는 웨스트햄에 앞서고 있어 실낱같은 잔류 희망을 품었지만, 에버턴의 압둘라예 두쿠레의 그림 같은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결국 좌절하고 말았다.
레스터는 2013-14시즌 잉글리스 챔피언쉽에서 우승하며 EPL에 입성했다.
2014-15시즌 잔류에 성공한 레스터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지도력 아래 기적의 동화를 써냈다. 2015-16시즌, 우승확률 0.0002%로 평가됐지만 그 적은 확률을 뚫고 우승을 해냈다.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레즈, 은골로 캉테, 로버트 후트, 캐스퍼 슈마이켈이 월드클래스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깜짝 우승을 해낸 것이다.
이후에도 이들의 동화는 이어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기도 했고, FA컵 우승컵을 거머쥐기도 했다. 커뮤니티 실드 우승도 기록했다.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EPL 10위권 이내에 항상 안착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브랜단 로저스 감독은 '윈나우'에만 집중하고 팀 리빌딩에는 완전히 손을 놓아버렸다. 그 결과 주축 선수들은 노장이 됐고, 퍼포먼스가 떨어졌다. 이를 대체할 선수는 물론 발굴하지 못했다.
결국 로저스 감독은 경질됐고 팀도 무너지고 말았다. 사우스햄튼, 리즈 유나이티드와 함께 다음 시즌 EPL에서는 볼 수 없는 팀이 됐다.
한편 강등권 탈출을 노리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앞세운 토트넘 홋스퍼에 패하며 결국 강등되고 말았다.
'생존왕' 에터번은 이번에도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EPL 출범 후 단 한 번도 강등당하지 않은 6개 구단이라는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게 됐다.
EPL에 잔류하는 가치는 최소 2700억 최대 4천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강등된 팀은 이 돈을 못 벌게 됐고, 승격되는 팀은 이 돈을 벌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