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교통사고로 청력 잃은 여친과 동거하다가 결혼 결심한 남성의 '프러포즈' 후기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나 결혼할 거 같다"


6년째 교제 중인 여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사고. 두 사람의 앞날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한때 유명 회계법인에 취직해 높은 연봉을 받았던 여자친구는 사고로 청력을 잃었다.


회사까지 그만두게 된 여자친구는 말하는 것조차 점점 어눌해졌다.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며 남자에게 3번이나 이별을 고하기도 했다. 


얼굴에도 더욱 그늘이 드리워졌다. 장애가 생긴 후로 사람을 못 만나 눈물이 많아졌고, 취직도 쉽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청설'


그러나 남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함께 수화를 배우러 다녔고, 부모님 지원을 받아 수원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해 함께 동거를 시작했다. 이런 남자의 노력 때문일까. 여자친구는 조금씩 웃음을 되찾았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남자를 위해 매일 밥을 차려주고, 따뜻하게 안아줬다. 


그렇게 동거 한 달이 지났다. 남자는 "어제는 돈 안 벌고 집에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장난쳤더니 이제는 웃는다. 예전엔 울고 화냈을 텐데 웃게 돼서 다행"이라며 "우리 부모님도 여자친구를 예뻐한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청설'


그러면서 "나 내일 프러포즈 한다. 진짜 사랑한다. 2000일이 넘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하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틀 뒤인 지난 27일 남자는 사연을 전했던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프러포즈 후기를 전했다. 


그는 "예비 아내가 처음엔 거절을 했다. 이 사람 많이 작아져 있었다"며 "어제 프러포즈한다고 하니 제 주위에서도 동거랑 결혼은 다르다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머리가 복잡해진 그는 복잡한 생각을 털어버리려 샤워하고 나왔는데 여자친구가 없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청설'


청각장애가 있는 여자친구가 아무런 말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그는 패닉이 됐지만 다행히 여자친구는 잠시 후 집에 들어왔다. 


손에는 작은 비닐봉지가 들어 있었다. 남자의 '덥다'는 말이 마음에 걸려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나온 것이었다. 


남자는 잠시였지만 여자친구가 사라졌던 순간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아, 이 여자 없으면 못 살겠다. 무슨 고민을 더 하나' 싶어 여자친구에게 "결혼하자"고 고백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청설'


두 사람은 그날 밤새 울다가 늦은 밤에서야 잠이 들었다. 


세상 그 어떤 프러포즈보다 감동적인 후기를 전한 남성은 "내일 양가 부모님 모시고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혼인신고 먼저 하고 식은 내년에 올립니다. 지금까지 제 얘기 들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너무 멋있다", "덥다는 한마디에 나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오는 여자...평생 충성한다", "봄비에 씻겨 내려가서 미세먼지 하나 없는 청명한 하늘 같은 글"이라며 감동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