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한시라도 지체하면 뜨거운 불에 삼켜질 극한의 상황, 기계에 손이 끼어버려 도망칠 수 없을 때 다른 손에 칼이 쥐어져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지난 2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UNILAD)는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의 손가락을 절단한 남성의 사연을 재조명했다.
이 충격적인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농부 샘슨 파커(Sampson Parker)다.
파커는 2007년 9월 11일 오후 옥수수밭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옥수수를 수확하던 중 옥수수를 탈곡하는 기계로 인해 사고를 당했다.
탈곡하는 롤러에 몇 개의 옥수수 줄기가 끼어있자 그는 작동 중인 기계에 손을 뻗어 줄기를 빼내려 했다. 하지만 롤러는 그대로 장갑을 낀 그의 손을 물었다.
파커는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허허벌판에 있는 그의 밭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한 시간 넘게 손을 빼내려 했지만, 손은 더욱 깊숙이 기계에 들어가기만 했다.
손가락이 점점 마비되자 그는 롤러를 구동하는 체인과 스프라켓 사이에 옆에 있던 막대를 끼워 넣은 후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기로 했다.
파커는 이를 악물고 주머니에서 작은 주머니칼을 꺼내 끼인 손가락을 잘랐다.
하지만 손가락을 완전히 자르기 전 막대가 스프라켓에 부딪히면서 불꽃이 튀었고 바닥에 있던 쓰레기에 불이 붙었다.
이때 그는 자신의 팔을 자르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게 될 것임을 깨달았다.
파커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피부가 마치 플라스틱처럼 녹아내렸다. 나는 여기서 죽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계속 싸웠고 기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자신의 팔을 잘라냈다.
파커는 자신의 살을 도려낼 때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내가 느낀 유일한 고통은 신경이 느껴질 때였다. 팔을 자를 때 신경을 느낄 수 있었다. 뜨거운 불길은 팔을 자른 충격으로 기절하지 않게 해줬다. 화재가 아니었다면 나는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커는 뼈가 부러진 채로 바닥으로 떨어졌고 기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가 일어나자 마침내 옥수수 탈곡기가 폭발했고 그 힘에 의해 파커는 약 5피트(약 1.5m) 뒤로 튕겨져 불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파커는 "기계에서 벗어낫을 때 팔에서 피가 솟구치면서 폭발에 의해 날아갔다"라고 말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파커는 픽업트럭에 올라 시동을 걸고 고속도로로 차를 몰고 나가 주차를 하고 지나가는 차량에 손을 흔들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는 다시 트럭을 몰고 도로 한가운데로 향한 뒤 세워 차들을 멈추게 하려 했지만, 그때도 운전자들은 갓길로 차를 몰고 그를 피했다.
당시 피를 많이 흘려 그의 피부색은 잿빛이 된 상태였다. 다행히 얼마 후 더그 스핑크스(Doug Spinks)라는 남성이 그의 앞에 멈춰 섰다.
스핑크스는 구조대에 연락했고 파커는 구조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에 갈 수 있었다.
파커는 화상 센터에서 3주를 보낸 후 아내와 세 자녀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현재 파커는 의수를 장착하고 생활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농부들에게 "절대 기계 안에 손을 넣지 말아라. 나는 실수를 했다. 손을 대면 안 될 곳에 손을 댔다"라고 경고했다.
파커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서웠을 텐데 정신력이 대단하다",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