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빌라에 불이 난 것을 목격하고 노인 8명을 구하다가 다친 남성이 치료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보배드림에는 '사람은 구했지만 돌아오는 건 후회였습니다'란 제목으로 A씨가 사연을 올렸다.

인천에 살고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라 소개한 A씨는 '지난달 빌라에서 화재가 났다'라며 자신이 겪었던 경험담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일을 하던 중 이상한 냄새를 맡고 인근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화재 현장으로 달려간 A씨는 혹여 인명피해가 생길까 하는 걱정에 즉시 119에 긴급 신고를 한 뒤 직접 1층부터 5층까지 오르내리며 노인 8명을 무사히 대피시켰다. 

아무런 장비 없이 구조 활동을 펼쳤던 그는 이 과정에서 유독가스를 마셔 응급실로 실려갔다. 

극심한 가슴 통증과 기침이 계속됐고, 병원으로 이송돼 기도 확장 등 처치를 받은 뒤에야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이후 '좋은 일을 했으니 괜찮아'라며 자신을 칭찬하며 집으로 되돌아가려던 때에 간호사로부터 "치료비 내고 가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사람을 구하고 아파서 소방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갔으니 치료비를 안 낼 줄 알았다. 사람을 구하고 내가 다치면 내가 병원비를 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라며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이어 "주취자들은 다쳐도 병원에서 치료해 주고, 설사 돈이 없는 사람들이 치료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치료비는 세금으로 메꾼다'고 하던데 돈을 내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어이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격상 다음에도 또 이런 행동을 하겠지만 허탈하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를 칭찬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몇몇 누리꾼들은 "병원비와 병원 다니느라 생긴 휴업 손해는 화재 원인 제공자에게 화재 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나라에서 피해자를 위한 구조금 지급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현행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사상자법) 제11조(의료급여)에 따르면 의상자 및 의사자유족에 대해 그 신청에 따라 '의료급여법'이 정하는 의료급여를 실시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신체상의 부상을 입은 의상자는 의료급여를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