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오랫동안 경제학자들은 인간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경제적 주체'로 정의해 왔다.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경제학자들의 인간관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무언가를 판단하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성보다 감정에 쉽게 휩쓸리며, 고정관념과 편견에 크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카너먼이 기존 주류 경제학이 소홀히 살핀 '인간의 비합리성'을 천착한 배경이다.
이 책은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이유, 이때 범하는 오류의 유형을 체계적·실증적으로 규명한 카너먼의 행동경제학을 열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다.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를 꿰뚫는 '빠른 판단'과 '느린 판단' 개념부터, 판단 오류를 일으키는 원인인 편향(bias)과 소음(noise)의 유형, 카너먼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안긴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의 주요 내용까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인간이 합리적이기보다 비합리적이라고 전제할 때, 비로소 우리는 섣부르고 어리석은 행동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지 않고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 사회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순간의 행동이 모든 것을 뒤바꾸는 지금, 카너먼의 행동경제학은 신중하게 판단하고 선택하는 힘을 길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