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편의점 알바하는 엄마가 싸준 '폐기 도시락' 먹은 아들이 올린 글..."가난해서 진짜 X같아"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동백꽃 필 무렵'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풍족하지 못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아들은 깊게 드리운 가난의 그림자에 '이런 현실이 너무 힘들다'며 괴로워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난해서 진짜 X 같은 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직장인 A씨는 직업 특성상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선다. 그의 엄마는 오전엔 학교 급식실에서, 야간에는 편의점에서 일한다. 


때문에 엄마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A씨는 출근길엔 늘 편의점에 들러 얼굴을 한 번 비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나쁜 엄마'


A씨는 편의점에 들렀을 때 엄마가 폐기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심지어 엄마는 A씨가 혹여나 굶고 다니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폐기 샌드위치나 삼각김밥, 도시락이 생기면 꼭 챙겨놨다가 그에게 준다. 


A씨는 "맛있어 보이는 종류들 폐기돼 나한테 줄 때 엄마가 엄청 뿌듯해한다. 그런 모습 보면 고맙기도 한데 왜 이런 거에 기뻐하고 행복해해야 하나. 이렇게 사는 현실이 너무 X 같다"라며 "우리 집이 가난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된다"라고 토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덤덤하지만 서글픈 사연에 누리꾼들은 "폐기지만 아들 챙기려는 모성애", "나도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급식실에서 일하셔서 남은 반찬 가져오시면 먹었음. 초반에는 좋았는데 나중에는 현타 오더라. 친구들도 엄마가 집에 싸가려고 맛있는 반찬 조금 준다고 나 들리게 뭐라 하고, 나중에는 반찬 싸오는 거 싫더라", "돈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는 있지만 돈이 있으면 누리는 게 훨씬 많은 건 사실이지", "난 160 벌면서 집에다 50씩 줄 때 그렇게 비참하더라. 어릴 땐 돈 벌면 여유 좀 생길 줄 알았는데 평생 여유 없을 거라 생각하니까 돈 벌기도 싫어짐" 등의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너무 본인이 가난하다는 생각에 갇혀있네. 폐기가 못 먹을 것도 아니고 맛만 있는데 계속 갇혀있지 말고 저 감정을 연료로 열심히 살면서 언젠가는 이겨내면 좋겠다, "어머니가 뿌듯해하면 맛있게 먹어드려라. 자존감이 너무 낮은 듯", "인생을 길게 보면 분명 기회는 최소 3번은 온다", "분명 좋은 날이 올 거야", "조금만 더 힘내자" 등 그를 격려하거나 조언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지난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 밝힌 '미혼부모·한부모 자립지원 실태와 과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부모가족의 아동빈곤율은 2021년 기준 47.7%로 양부모가족의 아동빈곤율 10.7%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1.9%보다 15.8%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