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제 장례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자신의 장례식 비용을 모금하는 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영국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자신의 장례식 비용을 모금하는 티파니 라이언(Tiffany Ryan, 38)이라는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영국 웨스트서식스주 클래펌(Clapham)에 사는 티파니는 지난해 4월 쇄골이 자꾸 가려워 병원을 찾았다가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유방 절제술을 받고 몇 달간 혹독한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암세포는 폐와 골반으로 전이돼 올해 1월 현재 유방암 4기로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이제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녀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티파니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함께 재정적인 걱정까지 떠안게 됐다.
아프기 전 간병인으로 일해온 그녀는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이에 그녀는 남편과 자폐증을 앓고 있는 8살 아들을 포함한 두 아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장례식을 직접 계획하고 있다.
티파니는 고펀드미를 통해 아이들과 마지막 추억을 만들고 남은 가족들이 장례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누리꾼들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그녀는 "장례식은 비용이 많이 든다. 평균적으로 약 5,000파운드(한화 약 835만 원)가 들기 때문에 생활비와 주택대출금을 갚으며 장례식 비용까지 감당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당연히 38살인 나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라면서 "가족을 위해 5,000파운드를 모아 추억을 만들려고 하지만, 그 이상을 모으면 장례식 비용으로 쓰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이 캠페인을 통해 젊은 여성들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인식을 높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50세 이상의 여성에게만 예방적 유방암 검진이 제공되고 있다면서 젊은 여성들의 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티파니는 "내 장례식이 긍정적인 행사가 되길 원한다. 야외 숲속에서 친환경 장례식을 치르고 싶다. 내가 떠났을 때 아이들이 그곳에서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길 바라며, 내 죽음을 계속 상기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5월 15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기준 티파니의 모금액은 목표액인 5,550파운드(한화 약 926만 원)를 넘어 6,050파운드(한화 약 1,010만 원)를 기록하고 있다.
그녀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신의 장레식 비용을 직접 모금하다니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어린아이들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 어떨지 가늠이 안 된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등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