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영 기자 = 한 여성이 자신의 복지 포인트를 써서 시누이의 자취 선물을 해 달라는 남편을 향해 분노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정 식구만 가족이냐고 화내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 A씨는 남편 여동생인 시누이가 최근 취직을 하고 원룸에서 첫 자취를 시작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남편과 공동 생활비를 빼고 각자 월급 관리를 한다고 설명한 뒤, 시누이를 가족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돈으로 10만 원 대 에어프라이어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자신의 회사에서 1년에 100만 원 정도 복지 포인트가 나온다며, 올 여름에 포인트와 현금을 합쳐 친정 엄마의 생신에 안마 의자를 사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A씨의 계획을 들은 남편은 친정만 안마 의자를 사주냐며 투덜거렸다. A씨가 남편의 월급으로 시댁에도 사드리라고 권하자, 남편은 자신의 회사에는 복지 포인트가 없어서 현금을 전부 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녀는 남편이 "결혼하면 한 가족이다. 시댁, 친정 나누지 말아야 한다"라는 말을 평소에 자주 했지만, 친정 식구에게 쓰는 돈이 아까워서 하는 말 같다며 기분이 좋진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어버이날이나 제사, 양가 어른 생일 등 집안의 행사가 있을 땐 둘이 반반씩 내서 용돈을 드리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제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정황을 설명한 A씨는 남편이 최근 시누이의 원룸에 새로운 물건이 필요하다며, 회사 복지 포인트로 구매해 주면 현금으로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인터넷으로 최저가 찾아서 사는 게 훨씬 싸다고, 복지 포인트로 구매하면 정가를 전부 줘야 한다고 말렸다.
하지만 남편은 "포인트 100만 원 있지 않냐. 일단 그거 쓰고 만약 돈이 모자라면 모자란 돈을 현금으로 주겠다"라고 말했다.
시누이가 구매하려는 물건은 130만 원 정도 하는 전자 제품이며, 최저가로 찾으면 90만 원 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시누이와 남편은 A씨의 복지 포인트를 사용하고, 현금 30만 원을 보태 가전 제품을 사겠다고 전했다.
A씨가 "(나한테) 130만 원 현금으로 다 주는 거 아니면 절대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하자, 남편은 가족끼리 정말 정이 없다고 화를 냈다.
남편은 시누이가 처음으로 자취하는데 오빠네 부부가 그 정도도 못 해주면 어쩌냐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누가 보면 늦둥이 20살 여동생인 줄 알겠다. 하지만 시누이랑 나랑 동갑이고 우리 나이가 서른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A씨 부부가 결혼할 때 시누이는 축의금 10만 원을 낸 게 전부였다.
남편은 "계속 친정 식구만 가족으로 생각할 거면 앞으로 나도 우리 식구만 챙기겠다"라고 말했으며, A씨는 그러라고 했다.
이후에도 앙금이 남았는지, 남편은 술을 마시고 들어와 "나는 장인, 장모님을 친부모로 생각하고 있다. 저번에 회사에서 나온 온누리 상품권 20만 원도 우리 부모님 주려다가 너한테 다 준 거 기억 안 나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A씨는 "온누리 상품권 저한테 다 준 거 맞다. 근데 그 20만 원으로 시장에서 시어머니 드시고 싶다던 LA갈비 사서 제가 만들어서 시댁에만 드렸다. 양이 적어서 친정 부모님은 드릴 게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녀는 "그때 시장에서 장도 같이 봤고, 시댁 가서 자기가 LA갈비 제일 잘 먹어놓고 상품권 얘기는 무슨 염치로 꺼내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황당해했다.
A씨는 "저한테 해준 거 하나 없는 시누이한테 30만 원 줬으면 됐지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전제품까지 사다 바쳐야 하냐"라며 분노했다.
그녀는 "애초에 좁아터진 원룸에 그 가전제품 넣지도 못할 텐데 무슨 욕심인지 모르겠다. 혹시 시댁에 드리려는 건 아닌지 괜한 의심도 생긴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사연을 들은 많은 누리꾼은 "혼수도 아니고 원룸에 무슨 130만 원 가전 제품을 선물하냐", "남편 정말 너무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