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3일(목)

탈북자 엄마가 '격투기 선수' 꿈꾸는 아들을 말리는 이유 (영상)

via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 Naver tvcast

 

'동상이몽' 탈북자인 어머니가 격투 선수를 꿈꾸는 아들을 반대하는 이유를 밝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동상이몽)에서는 격투기를 하고 싶은 19살 장정혁 군과 꿈을 반대하는 엄마 김선아 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아들 장정혁 군은 자신을 북한 함경북도 온성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저는 UFC 선수가 되는게 꿈이다. 그런데 엄마가 죽을 고비 넘기고 왔는데 굳이 힘든 운동을 해야되겠냐며 반대한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에게 "우리 (남한) 올 때 목숨 걸고 왔잖아. 하필 여기서 또 목숨을 거니"라고 말했지만 아들은 "한 번 목숨 걸었는데 두 번 못 걸 이유도 없지"라며 꿈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누구보다 아들의 꿈을 지원하는 엄마이지만 격투기 선수가 되려는 아들을 말리는 이유는 목숨 걸고 탈북한 아들이 보다 편한 생활을 하기를 원하는 작은 바람 때문이었다.

  

via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엄마는 "북한에서 풀도 없어서 못 먹던 시기가 있었다. 마침 정혁이 태어난 뒤 6개월 만에 이혼해 친정에 의지하고 살았다"고 전했다.

 

이어 엄마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중국으로 가 돈을 벌다 잡혀서 북송됐고 1년 감옥에 들어갔다 왔다"고 말했다.

 

엄마의 감옥살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엄마는 "1년 살고 나와서 몸을 회복하고 또 중국에 갔다. (북한에서) 살 수 있는 길이 없었다"라며 "중국에서 돈을 벌어야만 했다. 내가 희생해야 집을 살릴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엄마의 설명에 따르면 그런 과정에서 엄마는 또 북송됐지만 브로커를 통해 두만강을 건너 내몽골까지 갔다.

 

하지만 내몽골까지 간 일도 소용 없었고 엄마는 다시 북송돼 감옥 생활을 한 뒤에야 간신히 아들과 함께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via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이런 엄마의 마음을 누구보다 알지만 아들 역시 격투기를 고집하는 남모를 이유가 있었다.

 

아들은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체류한 시절을 이야기하며 "중국에서도 인간취급을 못받고 그랬다. 강해져야지 어머니와 저를 지킬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탈북 청소년들이 지내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내가 격투기로 성공한다면 우리 같은 탈북자들도 남한 사람 못지않게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땅에 탈북자가 3만 명이 있는데 대부분 아픔을 가지고 있다"라며 "탈북자도 남한 사람 못지않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다.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한편 아들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엄마는 제가 남한에서 유일하게 믿는 제 하늘이다"라며 "그런데 응원을 안 해주시니 제 하늘이 막힌 느낌이 든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아들은 눈물로 격투기를 말리는 엄마에게도 "그래도 엄마 격투기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운동이니까 지켜봐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