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무인 주문기 쓸 줄 모르는 할아버지가 도움 청하자 "순서대로 해보면 된다" 선그은 알바생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종 시스템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원래는 사람이 하던 일도 이제는 기계가 한다. 키오스크(무인 주문 단말기)가 그 예다.


키오스크를 활용하면 매장 측에서 인력을 다른 곳에 쓸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손님 입장에서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특히 노년층에게 키오스크를 다루는 일이란 쉽지 않다.


한 프렌차이즈 햄버거 가게에서 키오스크 사용과 관련해, 할아버지 고객과 매장 직원이 갈등을 빚은 사연이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햄버거 가게에서 알바생이랑 손님이 트러블 있었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햄버거 매장에서 갈등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문을 텄다.


A씨에 따르면, 한 할아버지 고객 B씨가 카운터 앞에서 주문하려고 매장 직원을 찾았다. 그런데 매장 카운터에는 직원이 없었고, 직원은 조리실에만 있었다. 


B씨는 답답했는지 "저기요! 여기 왜 대답을 안 하는 거예요?!"라고 소리쳤다. 그제야 직원은 B씨에게 다가왔고, 직원은 B씨에게 "네 고객님 어떤 거 때문에 그러세요?"라고 응대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B씨는 자신이 키오스크를 잘 다루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그런 B씨에게 직원은 "포장인지 매장에서 드실 건지 선택한 다음 순서대로 하면 어렵지 않게 하실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대신 주문해 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자 B씨는 "다른 곳은 가니까 다 해주던데"라고 말했고 직원은 "혹시 해보시고 안되시면 제가 도와드릴게요"라며 키오스크 사용을 격려했다.


직원의 응대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B씨는 직원에게 "아니 좀 해달라고 하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네? 그리고 처음에 여러 번 불렀는데 왜 아무런 대꾸도 안 하는데요? 여기 카운터에 사람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예?"라며 언성을 높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의 고함에 매장은 한순간에 시끄러워졌고, 문제가 생긴 걸 인지한 매니저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나타났다. 매니저는 B씨에게 "아, 저분들은 조리하는 분이라서요. 여기서 도와드릴게요. 어떤 거 주문하시겠어요?"라고 매장 상황을 알렸다. 결국 B씨는 한숨을 쉬면서 주문은 하지 않고, 매장을 나갔다.


A씨는 "알바생이 '그냥 좀 진상인 사람 왔다 간 거 같다'라고 매니저에게 설명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옆에 아줌마들은 '못한다고 하면 바로 좀 해주지 그치? 할배가 뭘 알겠어.. 나도 저거 자꾸 뭐 선택사항 뜨고 하니까 헤매겠던데'라고 한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반응이 엇갈렸다. 직원 대응이 '이해 간다'고한 누리꾼들은 "대응을 안 한 것도 아니고, 할아버지가 진상이다", "조리 직원이 안 되면 도와주겠다고까지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답답해했다.


반면 직원 대응이 '이해 안 간다'고한 누리꾼들은 "할아버지가 뭘 알겠냐. 도와줄 시간이 있으면, 그냥 대신 주문 받아주지", "할아버지도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냐. 매장 직원이 센스가 부족하네"라고 비판했다.


인사이트키오스크 사용 방법을 교육받고 있는 사람들/ 뉴스1


해당 사연처럼 키오스크 사용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 가령 휠체어를 타거나, 시각장애인 등은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하지 못한다. 일반 성인 기준 키에 맞춰져 있는 키오스크는 휠체어를 탄 이들에게 너무나 높은 곳에 있다.


시각장애인도 불편함이 있다. 음성 인식·점자 등이 없는 키오스크는 시각장애인이 주문하고 싶어도 주문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누군가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제공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