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산부인과 의자 진료대일 뿐인데...'굴욕 의자'라 부르는 게 불쾌하단 어느 간호사의 일침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산부인과 진료대 '굴욕 의자'라고 부르는 것에 불쾌함 내비친 간호사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 간호사가 산부인과 진료대를 '굴욕 의자'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불쾌함을 내비쳤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부인과 굴욕 의자라고 말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 A씨는 "산부인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로서 진료대를 굴욕 의자라고 부를 때마다 굉장히 불쾌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사랑의 이해'


그는 "연인한테 다리 벌리는 건 사랑의 행위고 진료대에서 다리 벌리는 건 수치스러운 행위냐"면서 "당신들이 말하는 굴욕 의자는 생명을 살리는 진료대다"라고 일침 했다.


이어 A씨는 "우리가 고작 몇 만 원으로 진료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갔는지 아냐"며 "해외에선 당신들이 부르는 굴욕 의자에 앉기까지 며칠을 기다려야 하고 최소 몇 십만 원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고작 진료대에서 다리 벌린 것만으로 '수치스럽다', '굴욕적이다'라고 하지만 해외에선 신체 부위도 제대로 못 보여주고 증상으로 약 처방받아 덧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굴욕 의자라고 말하고 다니는 분들은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며 글을 마쳤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비인후과에서 귀랑 코를 살펴보는 것처럼 신체 일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검진대, 진료대라는 단어가 버젓이 있는데 '굴욕 의자'라고 상징하는 것은 유난 떠는 것 같다"고 A씨에 공감했다.


특히 이들은 "계속 굴욕 의자라고 부르면 의료 행위가 창피하다고 인식되고, 이후엔 진료 자체를 꺼려 하는 이들도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생명을 살리는 의료 행위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민망해서 굴욕 의자라고 부르는 거다"라면서 "사람 살리는 행위랑 별개로 굴욕적인 건 맞지 않냐"고 반박했다.


한 누리꾼은 "민감한 부위인 만큼 의료 행위에서도 당연히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 2013년 시장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세 이상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산부인과 진료와 상담 과정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84.4%는 결혼 전 조기 진료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사회적 인식 때문에 실제 병원 방문은 꺼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