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일베'하는 신입사원과 '디시'하는 직장 선배가 여직원을 바라보는 소름돋는 시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웹드라마 '좋좋소'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커뮤니티 이용자인 신입사원과 직장 선배가 나눈 카톡 내용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로 들어온 신입 일베 하는 거 같다"라는 제목으로 남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업무 시간 중 할 일이 없을 때 디시인사이드 '중소기업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마침 할 일이 없어 커뮤니티 삼매경에 빠져있던 모습을 입사한 지 일주일 된 신입사원이 봤는지 흡연하던 때에 "대리님 '디시' 하세요?"라고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가 "가끔 눈팅한다"고 하니까 신입사원은 갑자기 "아! 날씨 딱 좋노, 이기"라고 했다. 


'~노'와 '이기'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본래 사투리였으나 일베에서 특정인을 비하하기 위한 용어로 사용되며 부정적인 의미가 덧씌워졌다. 


일베 이용자인 신입사원이 디시인사이드를 이용하는 A씨를 보고 동질감을 느낀 듯하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 "갑자기 왜 그래요?"라고 물었으나 신입사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일베 용어를 사용하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왔다. 


A씨는 "역겨워서 일단 업무 시켜놨는데, 어떡하냐"고 토로하며 신입사원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신입사원이 여직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성희롱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오늘 불금이라 남자 만나러 가노?"라며 "결혼하기 전에 나도 한 번 줄 서야겠노"라고 했다. 


이어 A씨를 향해 "대리님이 상사니까 먼저 꼬셔봐라 이기야"라며 성희롱은 물론 성범죄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개된 카톡 메시지 하단에 잘린 A씨의 메시지에 주목했다. 신입사원에 말해 A씨가 보낸 답변은 '꼴리긴 하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누리꾼들은 "자기도 저따위로 답장해 놓고 당황한 척하네", "둘이 결국 동지 아니냐?", "벌레끼리는 통하는 게 있나 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현실에서 저렇게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밝히고, 직장 선후배끼리 일베 용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조작'된 내용이라고 의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많은 사람이 유희, 또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정보 등을 얻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있지만 익명성에 기댄다는 특징 탓에 다양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개인에게는 염세주의, 패배주의, 자학개그, 자기과시의 공간이 되고, 타인은 누군가가 아무 생각 없이 올려둔 비난성 글, 혹은 성희롱 등의 게시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는 공간이기도 하다.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공간을 보다 건강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인 표현의 자유가 일반적인 사회적 윤리와 공감을 넘어설 경우 책임을 지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