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자신의 감정과 반대가 되는 이모티콘을 쓴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CBS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 도쿄대학의 사회심리학 연구원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진 이모티콘이 오히려 반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11세에서 26세 사이의 실험 지원자 1,2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행복한 표정의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도 나왔다. 부정적인 감정을 감출 때도 행복해 보이는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고 자신의 말을 더욱 긍정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했다.
누군가 영상을 보냈을 때 이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이 매우 강할 때만 찡그린 얼굴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의 이모티콘을 사용했다.
특히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일대일 대화가 아닌, 그룹 채팅을 할 때 더욱 자주 이모티콘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속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방식이 친구와 가족 간의 평화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보내는 사람의 정신 건강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도쿄대 연구원 모유 리우는 "이모티콘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최근에는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감정과의 접촉을 잃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는 일본 문화의 영향이 조사에 미쳤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즈 인 사이콜로지(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