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미군 등 유엔군이 중국군과 싸운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를 언급하자 중국 관영 CCTV가 6·25 참전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긴급 편성했다.
29일(현지 시간) 오후 CCTV 군사채널(CCTV-7)의 편성표에 따르면 오는 30일 밤 9시 54분부터 40부작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다' 1부, 2부(재방송)를 방영한다.
CCTV가 제작한 해당 드라마는 지난 2020년 12월 방영됐다.
관영 매체 환구시보 인터넷판인 환구망 또한 "CCTV 군사채널이 앞으로 매일 같은 시각 드라마를 방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 드라마는 방대한 사료를 기초로 항미원조 전쟁의 역사적 장면을 전면적으로 보여준다"라면서 "장진호 전투 등 여러 감동적 전투의 장면을 실감 나게 되살려내 위대한 항미원조 정신을 진지하게 드러내 보인다. 드라마가 전편에 걸쳐 웅변하는 사실은 '무기는 많고 기개는 작은 침략자는 반드시 패한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30일 같은 시간대에 해당 채널에는 2019년 작 드라마 '위대한 전환' 1, 2부의 방송이 예정돼 있었다. ㅜ그런데 방영 하루 전인 29일 돌연 '압록강을 건너다'로 변경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 명의 인해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라면서 "장진호 전투에서만 미군 4,500명이 전사했고, 6·25 전쟁에서 미군 약 3만 7,000명이 전사했다"라고 말했다.
연설 다음 날인 지난 28일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가 중국과 세계에 중대하고 심원한 의의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것은 어떤 나라든, 어떤 군대든 역사 발전의 흐름과 반대편에 서서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강철 같은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라며 미국을 향해 강경 발언을 했다.
한편 중국은 6·25전쟁에서 자국이 참전한 1950년 10월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까지를 '항미원조 전쟁'으로 공식 표현하며, 6·25를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