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aver TV '플레이리스트'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오후 6시, 퇴근한 여자는 집으로 가는 통근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늘도 하루를 잘 마무리했다는 안도감에 몸을 축 늘어뜨리고 앉았다.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며칠 전 지인에게 소개받은 '소개팅남'의 전화였다. 

통근버스에는 고된 하루에 지친 직장인들이 가득했다. 버스에서 전화를 받는 건 에티켓이 아니란 생각에 여자는 황급히 전화 수신을 거부했다.

그리고 카톡 메시지를 남겼다. "통근 버스 안이라 전화 못 해요"라고. 

남성과 A씨의 카톡 메시지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남자는 전화를 거부한 여자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버스 안에서 통화 금지야?"라고 물었다.

여자에겐 다소 당황스러운 물음이었다. 그녀는 "그렇죠. 아무래도 대중교통이다 보니까. 버스에서 통화하는 건 매너가 아니기도 하고요. 에티켓이잖아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사람들이 타는 차고, 눈이 보이죠 아무래도..."라고 덧붙였다. 

남자는 "하나만 물어볼게. 시내버스나 고속버스에서 통화하는 사람이야, 안 하는 사람이야?"라며 질문을 이어 나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버스'

여자의 답변은 같았다.

남자는 "나는 (버스에서 전화) 해. 이런 거 피곤해 미리 힘 빼지 말자"며 "가치관 존중해. 중요해 나한테도"라며 말을 꺼냈다. 

이어 "그렇지만 연락은 나한테도 중요해서 이 문제로 실랑이하는 만남은 안 하고 싶어. 30대인데 가치관 차이를 좁히며 아프게 만나보지는 말자"라고 했다. 

A씨 사연을 접한 누리꾼 댓글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자는 당황스러웠지만 "만나기 전에 잘 안 맞을 거 같아서요. 잘 맞는 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게 아닌 거 같기도 하고"라며 답했고, 소개팅은 없었던 일이 됐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조상이 도왔다"며 파투 난 소개팅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며칠 만나면 똘끼에 집착이 더해져 스토거 된다", "남자가 에티켓이 없네", "저 정도면 주선자 손절 각인데요?", "저런 사람이랑 마주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내비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티빙 '유미의 세포들 시즌 1'

한편 지난 2022년 10월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미혼남녀(남녀 각 150명)를 대상으로 소개팅 시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조사한 결과 2030 미혼 남성은 외모(39.3%)를, 여성은 매너(28.7%)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남성의 답변은 외모에 이어 매너(20.7%), 말투(12.7%), 대화 주제(11.3%), 소개팅 전 연락 태도(4.7%), 옷차림(2.7%)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매너에 이어 외모(23.3%), 말투(18.7%), 대화 주제(14.7%), 소개팅 전 연락 태도(6.7%), 옷차림(4.0%) 순이라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