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0일(일)

인구 40%가 한국계 후손인 태평양의 섬...가슴 아픈 역사 있었다

인사이트티니안섬 타가 비치 /  마리아나 정부관광청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태평양 망망대해에 인구 절반 가까이가 한국인의 핏줄을 가진 섬나라가 있다.


한국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이 곳에 한국계 후손들이 살게 된 배경에는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가 있었다.


지난 2020년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이 소개됐던 티니안섬에 많은 한국계 후손들이 살고 있는 가슴 아픈 배경이 다시 한 번 재조명 되고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괌에서 160km, 사이판에서 약 8km 떨어진 북 마리아나 제도의 작은 섬 티니안에는 약 3,5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TV노노노'


주민들 중 40% 가량이 한국인의 후손들이다. 이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姓)을 살펴보면 King, Sin, Choi 등이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김씨, 신씨, 최씨와 발음이 같다.


한국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곳에 한국계 후손들이 많은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일제강점기 시기로 올라가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0년대 많은 한국인이 이 티니안에 끌려가 강제 노역과 전투병으로 착취당했다. 


일본은 전략적 요충지였던 이곳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활주로를 건설하면서 미군과의 싸움에 대비했다. 


하지만 전세가 급격하게 기울면서 티니안은 1944년 7월 미국에 의해 점령된다. 


인사이트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당시 일본군은 섬에서 후퇴하며 많은 한국인을 죽이고 일부는 자살로 몰았는데 약 2,500여 명의 한국인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겨우 목숨을 구했지만 이들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대신 티니안에서 밭을 일구고 한인회를 결성하는 등 지역 공동체를 만들었다.

 

열심히 일해 받은 돈을 미군에게 성금으로, 또는 한국의 독립자금으로 보냈다.


해방 후 이들은 티니안의 원주민인 차모로족과 결혼하면서 섬에 정착하게 됐다. 일부는 여전히 부모의 언어를 배워 한국어를 하기도 한다.


인사이트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강제 징용됐던 어르신의 증손들은 이제 방탄소년단(BTS)의 팬, 아미가 됐다.


이들은 지금도 자신이 한국인의 후손임을 자각하며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사이트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티니안의 중심지 산호세 마을 북쪽에는 티니안에서 한인 유골을 발굴한 뒤로 민간단체가 세운 '평화기원한국인위령비'가 서 있다. 


이 한국인 위령비는 티니안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장소다.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77년 12월에 세워졌다.


네이버 TV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