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몇 년 만에 '청첩장' 보낸 안친한 고등학교 친구 결혼식장 갔다가 오히려 '찐친'된 남성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도깨비'


안 친했던 친구 결혼식장 참석한 남성... "거절해도 끈질기게 부탁해서"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 남성이 고등학교 동창 결혼식장에 억지로 참석했다가 집들이까지 초대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창회에서 만난 고등학교 친구에게서 청첩장을 받아 결혼식장에 참석했다는 A씨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우연히 딱 2번 본 동창 B씨한테 갑자기 결혼식에 와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나의사랑 나의신부'


그는 "B씨랑은 안 친했기에 축하만 하고 거절했는데 끈질기게 부탁해왔다"며 "짜증 났지만 한편으론 '오죽했으면 안 친한 나한테까지 아쉬운 소리를 할까'라고 생각해 결국 수락했다"고 말했다.


결혼식장 당일 A씨는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 나서야 B씨의 심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B씨 아내의 하객은 10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반면 B씨의 하객은 자신을 포함해 15명도 안 됐기 때문.


A씨는 "적은 하객 수 때문에 친구 B씨와 그의 부모님이 의기소침해 보여 마음이 안 좋았다"면서 "결혼식 이후 B씨한테 고마워서 술 한잔 사겠다는 연락이 왔는데, 하객 15명 중 2명만 친구고 나머지는 하객 알바라는 사실을 털어놔 안타까웠다"고 씁쓸해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또 오해영'


결혼식 당일부터 지속적으로 A씨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B씨는 술자리에서 "그나마 괜찮은 기억이 있던 동창한테 연락을 돌린 거였다"며 "입시 실패 후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인간관계에 치여 살았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놓았다.


이들은 서로의 힘든 점을 공유하며 깊은 유대감을 쌓았고, A씨는 B씨를 '앞으로 친한 친구로 부를 것 같다'고 소개하는 등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B씨 또한 A씨를 집들이에 초대한 뒤 아내에게 소개시켜주며 자랑스러워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질투의 화신'


B씨의 아내로부터도 연신 감사 인사를 받은 A씨는 "나의 작은 호의가 우연을 인연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필연이라고 생각들 정도로 소중한 관계"라면서 "고마워해 주니 내가 더 고맙다, 친구야"라며 긴 글을 마쳤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처음에는 무례하다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감동이다"면서 "친구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기억해 주는 사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하객 수로 평가 당하는 사회가 씁쓸하긴 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당 사연은 지난 2019년 등장한 글로,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