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여성의 전성기는 40대까지"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미국 CNN의 간판 앵커가 결국 해고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CNN은 성명을 통해 앵커 돈 레몬(57)과의 계약 종료 사실을 밝혔다.
CNN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릭트는 "레몬은 영원히 CNN 가족의 일부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의 활약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이날 오전 레몬에게 계약 종료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등 사실상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몬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에이전트를 통해 CNN이 자신을 해고했다는 사실을 전해 받았다면서, 자신이 해고된 것과 더불어 회사로부터 해고 사실을 직접 전달받지 못한 것에 부당함을 표출했다.
또 그는 CNN으로부터 해고에 대한 암시조차 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경영팀은 17년간 일해온 내게 해고 사실을 직접 통보하는 품위를 지켰어야 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Don Lemon (@donlemon) April 24, 2023
2006년 CNN에 입사한 레몬은 8년 넘게 CNN 황금시간대 프로그램 '돈 레몬 투나잇'을 진행해 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발언한 것 등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CNN This Morning(오늘 아침)' 방송에서 "40세가 넘은 여성은 전성기가 지났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연설에서 50대 여성인 헤일리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75세 이상 정치인은 정신적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레몬은 헤일리 후보의 발언을 두고 나이에 대해 규정짓는 발언은 듣기 불편하다면서, "여성은 20대와 30대를 포함해 어쩌면 40대까지 전성기다. 미안하지만 헤일리는 전성기가 지났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당시 방송을 공동 진행했던 앵커 2명이 반발하자, 레몬은 시청자들이 여성의 전성기에 대해 '구글링' 해본다면 자신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의 발언을 두둔하며 논란을 키웠다.
레몬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레몬은 "여성의 전성기 발언은 어설펐고 적절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같은 논란 때문에 결국 CNN이 레몬에 대한 퇴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레몬의 해고 소식을 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헤일리 역시 "모든 여성들에게 좋은 날"이라며 레몬의 해고 소식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