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로 고립됐던 교민 28명이 성공적으로 구출됐다.
지난 24일 밤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 10일간 수단 내 무력 충돌로 지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작전명 '프라미스(promise)'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아무런 피해 없이 철수를 희망하는 국민 28명 전원이 안전하게 위험 지역을 벗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 교민 전원은 전날 수도 하르툼을 출발해 북쪽 항구도시인 포트수단 육로로 이동했다.
이후 공군 C-130J 수송기 '슈퍼 허큘리스'에 탑승해 시그너스가 대기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했다.
경유지인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한국행을 희망하는 26명이 25일 오후 4시쯤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장 귀국을 원하지 않은 2명은 제다에 머문다. 교민들의 한국 도착 후 정부는 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관련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수송기에는 우리 국민 외에도 수단에 체류 중이던 일본인들도 탑승했다.
대통령실은 "현지 체류 일본인 수 명도 우리와 동행하여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철수 작전은 중간에 작전을 변경할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우리 정부는 교민을 수단에서 지부티 주둔 미군 기지로 이송해 공군 C-130J로 귀국시킬 계획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지부티 미군 기지 공항이 협소하고 각국의 교민 철수 작전 수송기가 몰려 제다 공항을 이용하기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 내 군벌 충돌은 지난 15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수단 군부 일인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은 하르툼 시내와 하르툼 국제공항 인근 등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1일 수단 군벌 간 무력 충돌로 413명이 사망하고 355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무력 분쟁으로 인명 피해가 커지자 각국은 자국민 철수에 나섰다. 사우디가 가장 먼저 선박 편으로 자국민을 대피시켰으며, 미국은 이날 군용기 6대를 투입해 자국민 70여 명을 철수하고 수단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했다.
우리 정부가 707 특임대를 해외 작전에 투입한 것은 2007년 분당샘물교회 교인 피랍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공정통제사(CCT)도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교민과 일부 아프가니스탄인을 구출한 '미라클 작전'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 작전에 투입됐다. 청해부대인 충무공이순신함에는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UDT/SEAL팀이 타고 있다.
안보실은 전날 교민들이 수단을 떠난 뒤 관련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이번 이송 작전을 약속을 뜻하는 '프라미스'(Promise)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