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기아의 준중형 세단 'K3'가 단종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부터 K3의 국내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기아 노조에서도 K3 단산에 따른 후속 생산 차종 배치를 올해 회사 측에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K3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연식 변경 모델을 끝으로 추가 생산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K3는 지난 2012년 처음 출시돼 '국민 첫 차'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1000만원대 가격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기아의 실적에 큰 공을 세웠다.
2012년 직후 지난달까지 판매된 K3의 글로벌 판매량은 321만 6170대다.
다만 최근 부진한 성적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기아 화성공장에서 만들어진 K3는 4만 3303대로 직전 해보다 28% 감소한 규모다.
자동차 통계 플랫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로 등록된 K3 역시 전년보다 21.3% 감소한 2만 704대였다.
K3의 판매 감소는 SUV의 인기와 전기차의 급부상하면서 준중형 부문에서의 입지가 빠르게 좁아 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대신 K3급 모델을 전동화 라인업에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5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스포츠 세단 콘셉트로 시장 공략을 시도했던 기아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도 단종을 선언했거나 단종 수순을 밝고 있다.
일본 도요타에서도 최근 43년의 역사를 가진 캠리의 내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차 차종을 늘려야 하다 보니 내연기관과 같은 체급의 차량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서는 수익성 좋은 전기차를 생산하는 대신 내연기관 차량의 단종을 선택하고 있다.
K3의 해외 생산 물량은 지난해 기준 15만대가 넘어서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 또한 몇 가지 변수가 있다.
기아는 K3를 생산 중인 멕시코에서 전동화 설비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요구하는 '북미지역 최종 조립' 요건을 맞추기 위함이다.
전동화 설비가 갖춰진다면 멕시코 공장에서의 K3 생산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