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전국 각지에서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깡통전세' 주택을 사들인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전세사기 문제가 대규모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구독자 212만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도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귀여운 강아지 루디와 퐁기를 키우는 '루퐁이네' 주인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세 사기를 당했어요. 루퐁이와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을 통해 그는 "이사간다는 이야기를 작년부터 했었는데, 대체 언제 가냐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라고 운을 떼며 사실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4년 전 강아지들에게 좋은 환경을 주기 위해 아파트 대신 야외베란다가 있는 빌라로 거취를 결정했다. 2년 만 살고 이사를 갈 생각에 전세로 들어왔다고 알렸다.
그러던 어느날 A씨는 경찰에게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집주인이 사기죄로 교도소에 있고 전세사기 피해자에 자신도 포함됐으니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는데 서울·경기 세금 체납 압류, 가압류, 근저당 설정까지 기록이 화려했다"고 말했다.
계약 기간 중 집주인이 바뀌긴 했는데 바뀐 집주인은 연락도 잘 됐고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자식들이 준 용돈 봉투, 손주가 그려준 그림, 가족들과 파티하고 여행 간 사진들을 올리는 평범한 할머니였다고 설명한 A씨.
그는 "할머니도 얼마든지 사기 칠 수 있는데 왜 생각을 못 했을까"라면서도 "우리 집을 보시고 빌라로 이사하셨다는 분들 계셨는데 너무 걱정된다. 전세로 계약하셨다면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라"라고 강조했다.
또 "보증 보험에 가입했다고 해도 당할 수 있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정상적인 집주인과 계약했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더라. 운이 좋아야 안 당하는 시스템"이라고 털어놔 구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세사기 스트레스로 원래 안 좋던 심장이 더 안 좋아졌다는 A씨는 집의 사기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일단 이 집은 그대로 두고 우리 가족만 이사하기로 했다. 할아버지께서 우리 가족 사기 당해 길에 나앉을까 봐 걱정하셨는지 땅을 빌려주셨다"고 현재 상황을 공유했다.
한편 최근 다가구 주택 밀집지역이나 20∼30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전세사기 일당들은 대부분 임차인이 지불한 임대차보증금으로 해당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