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 90%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이 지난 3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MS의 '빙'으로 교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패닉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연간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600억 원)의 매출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구글 전체 매출의 약 1%에 해당한다.
MS의 검색엔진 빙은 시장점유율이 3%대에 불과하다.
반면에 구글은 25년간 세계 검색엔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구글 검색엔진의 가치는 지난해 기준 1,620억 달러(한화 약 213조 6,942억 원)로 평가된다.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검색 기능을 사용할 때는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저가 빙을 포함한 다른 검색엔진을 설정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구글을 사용하고 있다.
NYT는 "삼성전자가 12년 만에 기본 검색엔진 변화를 고려하는 이유는 MS와의 AI 협력 때문인지 분명치 않으나, 구글 내부에서는 그렇게 추측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2월 MS는 '빙'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했다.
이 버전에는 AI 챗봇 '챗GPT'의 기반을 이루는 언어모델 'GPT-3.5'보다 향상된 'GPT4' 바탕의 '프로메테우스' 모델이 적용돼 챗GPT의 생성 AI 기술로 인터넷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설명을 함께 보여준다.
빙은 GPT-4 탑재한 지 한 달 만에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가 1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은 지난 3월 자체 언어모델을 탑재한 '바드'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아직 검색 서비스에는 탑재하지 못한 상태다.
구글은 빙에 대응해 AI 기반 검색엔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기(Magi)'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해당 프로젝트는 검색 내용을 학습해 유저의 요구를 예측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광고까지도 노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기 프로젝트는 다음 달 공개를 목표로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투입돼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장은 MS와 손잡지 않고 그대로 구글과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삼성전자는 구글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PC·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여러 모바일 분야에서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