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학생이 담임보다 입김이 세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성인이 된 어느 누리꾼이 중학생일 때, 담임보다 입김이 센 학생 A가 있었다. 그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입김이 강해 반에서 '히틀러'라 불렸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학생 때 히틀러가 한 명 있었다'는 제목의 사연이 공유됐다.
글쓴이와 3년간 같은 반에 있었던 A씨는 반 1등을 독식하며 전교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만큼 공부를 잘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운동과 싸움까지 잘했는데, 특히 축구를 아주 좋아했다.
A씨는 학교에서 동급생들에게 학교폭력을 가하지 않는 대신, 체육시간에 반 모든 아이들이 축구에 참여하게끔 했다. 즉, 그가 있는 한 체육시간에 축구를 절대 뺄 수 없었다.
또 수업마다 있는 조별 활동 때는 잘 참여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직접 다른 조에 분배했다.
그의 영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당시 구구단을 잘 못하는 친구가 반에 있었는데, A씨가 그 친구 옆자리로 가서는 강제로 공부를 시켜 구구단을 달달 외우게 할 정도였다.
작성자는 A씨에 대해 설명하던 중 결정적으로 '히틀러'란 별명이 생기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당시 수학여행 때 반끼리 베개싸움을 자주 했는데, A씨는 반 아이들 앞에서 "국력은 방어에 있는 게 아니라 침략에 있는 거다"라 연설하고는 반 아이들을 전부 모아 다른 반 방을 침략하러 다녔다. 그 탓에 A씨 별명은 '히틀러'가 됐다.
작성자는 "3년 내내 A씨와 같은 반이었는데 담임들이 매우 좋아했다"면서 "아직도 가끔 연락하는데 이번에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근황을 전했다.
해당 사연은 지난 2월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 소개돼 한차례 화제가 됐으며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재조명됐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참 리더네", "공부짱에 싸움짱이 같은 반이었으면 엄청 든든했겠다", "내가 담임이었으면 업고 다녔을 듯", "이 정도 정신력이면 뭘 해도 되겠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A씨를 칭찬하는 글에 작성자는 "얘만큼 미친 리더십을 본 적이 없지만 대신 인권보장도 없었다", "우리 반에 겉돌 수 있는 사람은 담임샘밖에 없었다"고 부연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