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한국이 황사 원인을 중국한테 떠넘기고 있다"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중국발 황사로 인해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이틀째 '매우 나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한국이 황사 원인을 중국에게 떠넘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는 "한국이 몽골고원에서 발원한 모래 폭풍에 휩싸인 뒤, 일부 언론에서 '중국 발원지인 모래폭풍'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언론은 '(중국의 황사가) 재난을 일으킨다', '(이번 황사도) 중국에서 유래했다', '지옥 같은 지구가 됐다' 등의 선동적인 표현을 썼다"며 "중국 당국은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 외부이며, 중국은 단지 황사가 지나가는 통과역일 뿐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매체는 한국이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한국이 악천후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 떠넘긴 것은 이번이 아니다. 2021년 3월 16일 한국 기상청이 '중국에서 발생한 모래폭풍이 한국의 대기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렸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환경과 대기 오염에는 국경이 없다'고 강조했었다"고 재차 당부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 측은 황사 등 대기 오염과 관련해 과학적인 모니터링과 종합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원인을 찾아야 하며, 모든 당사국은 과학적인 태도로 관련 문제를 보고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매체는 "중국은 사막화 방지 등의 활동을 중시하며 현저한 성과를 거뒀고, 최근 몇 년 동안 모래와 먼지(황사)가 부는 날씨가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환구시보의 주장과 다르게 중국 기상청과 현지 전문가들은 다른 발표를 내놓았다.
지난 10일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과 함께 신장, 네이멍구, 간쑤, 닝샤, 산시, 허베이, 톈진, 산둥, 허난, 안후이 등 18개 지역이 황사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지 언론도 "올해 들어 극심한 황사가 자주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았다. 중국 국립기후센터 또한 높은 기온과 건조한 날씨 때문에 최근 5년 동안 황사 발생 건수가 그 이전 5년 평균 건수보다 많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12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77㎍/㎥으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3일(오늘) 오전 7시 기준 수도권·충청·전북은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나머지 지역은 '나쁨' 수준이었다.
중국발 황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까지 덮쳤다.
12일 일본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이날 오전 일본 남쪽 규슈섬 북부와 주고쿠 지방에서 관측된 뒤 다음 날, 홋카이도 등 일본 북쪽과 동일본 등 일본 대부분의 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됐다. 황사는 오는 14일 일본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