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월급 많이 줘도 왕따 때문에 죽을만큼 힘들어요"...9년차 대기업 생산직이 말하는 '현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평균 연봉 1억 원에 육박해 '킹산직'으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생산직 공채에 10만 명을 웃도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 가운데 "대기업 생산직 환상 깨라"며 입사를 만류하는 현직 직원의 글이 화제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산직에 목매는 사람 많아 안타깝다"는 글이 게재됐다.


인사이트현대차 소속 기술 엔지니어들이 현대차 천안글로벌러닝센터에서 실기 경연 수행하는 모습 / 뉴스1


대기업 생산직 9년 차라는 40대 A씨는 "정년 때까지 회사 다니는 거 쉽지 않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기업에 가도 30~40년 근속하기 힘들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공장 사람들이 거칠고 마음에 안 들면 나가게끔 갈군다. 못 버티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많아 이직도 힘들고, 이직하려면 대기업은 안되고 중견기업 계약직으로 강등된다. 이도 아니면 자영업뿐"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가끔 직장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하는 이에게 세상은 '회사 그만두면 되지 왜 죽냐'고 묻지만, 나이 먹고 가족 생기면 집이 부자가 아닌 이상 벌이에 맞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고 월급에 맞는 대출도 갖고 있어 그런 선택을 한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직원들이 현대차 명촌정문에서 퇴근하는 모습 / 뉴스1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은 연차가 쌓이면 대우받고 부하 직원이 잡일을 도맡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오히려 책임감이 막중해지고, 일을 못 따라가면 젊은 애들 보는 앞에서 욕먹는다고도 토로했다.


이어 "(대기업 생산직) 다니기로 마음먹었다면 돈이라도 많이 모아라. 언제든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전문적인 공부를 추천한다"며 자신이 현재 교도관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연봉 1억 받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 삶의 질이 피폐해진다"면서 신세 한탄하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을 본 대부분의 누리꾼 반응은 차가웠다. 누리꾼들은 "사무직도 똑같이 힘들고 스트레스받는다", "연봉이 1억이면서 배부른 소리 한다", "자영업은 쉬운 줄 아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생산직은 육체와 정신 다 피로한 게 맞다", "현직인데 이번에 (현대차) 10만 명 지원했다고 해서 놀랐다" 등 A씨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