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평균 연봉 1억 원에 육박해 '킹산직'으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생산직 공채에 10만 명을 웃도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 가운데 "대기업 생산직 환상 깨라"며 입사를 만류하는 현직 직원의 글이 화제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산직에 목매는 사람 많아 안타깝다"는 글이 게재됐다.
대기업 생산직 9년 차라는 40대 A씨는 "정년 때까지 회사 다니는 거 쉽지 않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기업에 가도 30~40년 근속하기 힘들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공장 사람들이 거칠고 마음에 안 들면 나가게끔 갈군다. 못 버티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많아 이직도 힘들고, 이직하려면 대기업은 안되고 중견기업 계약직으로 강등된다. 이도 아니면 자영업뿐"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가끔 직장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하는 이에게 세상은 '회사 그만두면 되지 왜 죽냐'고 묻지만, 나이 먹고 가족 생기면 집이 부자가 아닌 이상 벌이에 맞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고 월급에 맞는 대출도 갖고 있어 그런 선택을 한다"고 전했다.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은 연차가 쌓이면 대우받고 부하 직원이 잡일을 도맡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오히려 책임감이 막중해지고, 일을 못 따라가면 젊은 애들 보는 앞에서 욕먹는다고도 토로했다.
이어 "(대기업 생산직) 다니기로 마음먹었다면 돈이라도 많이 모아라. 언제든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전문적인 공부를 추천한다"며 자신이 현재 교도관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연봉 1억 받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 삶의 질이 피폐해진다"면서 신세 한탄하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을 본 대부분의 누리꾼 반응은 차가웠다. 누리꾼들은 "사무직도 똑같이 힘들고 스트레스받는다", "연봉이 1억이면서 배부른 소리 한다", "자영업은 쉬운 줄 아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생산직은 육체와 정신 다 피로한 게 맞다", "현직인데 이번에 (현대차) 10만 명 지원했다고 해서 놀랐다" 등 A씨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