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음주사고 반갑다"는 여성의 속 사정이 밝혀지자, 악플 대신 위로가 쏟아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부부의세계'


"음주사고 들릴 때마다 반가워요" 한 여성의 슬픈 사연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음주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반갑다는 여성 사연에 악플 대신 위로가 쏟아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음주사고 나는 게 반갑네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음주사고 피해자한테는 죄송하다"면서도 "반년 전 음주운전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음주사고 소식이 들릴 때마다 반갑다"고 운을 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아버지가 집에서 5분 거리를 다녀오던 길에 동네 주민이 몰던 음주 차량에 의해 돌아가셨다. 그런데 가해자는 '면허 취소 수치', '도주 우려 없음'으로 불구속 수사 중이다"라면서 "지금쯤 가해자는 집에서 따뜻한 밥 먹고 가족이랑 웃고 살고 있을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이어 "경찰은 처음에 가해자가 119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는데 피해자를 구조하려는 듯한 모습이 블랙박스에 찍혔다고, 과실치상으로 기소하려 했다"며 "신고는 당연히 지나가던 다른 차량 운전자가 했고,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안 했던 아버지는 119에 실려갈 때까지만 해도 살아계셨다"고 덧붙였다.


A씨는 유명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했지만 '이 정도는 실형도 안 나온다. 실형 줄 거였으면 불구속 수사도 안 한다. 피해자 과실도 보기 때문이다. 검찰에 다시 넘어가기 전에 다른 음주사고가 화제 돼서 높은 형량이 구형되길 기다려라'라는 답변을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주사고 소식만 들으면 반갑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고 소식을 듣고 함께) 아파해서 판사님이 형량을 이전보다 강한 형량을 내렸으면 좋겠다"며 "사고 기사가 날 때마다 눈물범벅 되지만 계속 보고 또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도 가끔 술 먹고 가해자를 차로 치어 죽인 다음 술 먹고 한 실수고, 우리 아빠 죽인 놈인 줄 몰랐다고 억지 부려 볼까 생각 든다. 하지만 그건 복수가 아니라 아빠 얼굴에 먹칠하는 거니까 참는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음주 운전은 '사고'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매일 음주운전 관련 뉴스가 안 나오길 빌지만 한편으로는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고 살 수밖에 없는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제발 음주 가해자에 엄벌이 내려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악플 대신 위로를 남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제목만 보고 쓴소리하러 왔는데 사연 보니 너무 공감된다. 왜 우리나라 법은 가해자에겐 관대하고 피해자를 탓하는지 모르겠다"며 "제발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엄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외국처럼 사형까진 안 바란다. 중형이라도 내려달라"면서 "음주 운전은 사람 죽이려고 술 먹고 차 타는 거 아니냐"고 분노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9년 '윤창호 법' 시행으로 음주운전 사망 사고 형량을 '1년 이상 징역'에서 '3년 이상, 최고 무기징역'으로 강화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음주운전 사망사고 판결 중 최고 형량은 8년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