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제14대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갸초(88)가 공식 석상에서 어린 소년을 상대로 부적절한 언행을 영상이 확산되자 사과했다.
달라이 라마는 최근 SNS와 유튜브 등에 확산되고 있는 영상에서 한 소년의 입술에 뽀뽀하고 자신의 혀를 내민 후 "내 혀를 빨 수 있느냐"라고 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2월 28일 인도 북부 다람살라 교외의 한 행사장에서 촬영됐다.
당시 달라이 라마는 관계자와 신도 등이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연단에 앉아 있었다. 이때 그의 앞에 있던 한 소년이 그에게 안아도 되냐고 물었다.
달라이 라마는 흔쾌히 수락했다. 이에 소년은 연단으로 올라가 달라이 라마를 안았다.
이후 달라이 라마는 "여기"라며 자신의 뺨을 가리켰고 소년은 볼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달라이 라마는 소년과 이마를 맞대고 입술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고 혀를 빨아달라며 내밀었다가 다시 거둬들였다.
이 장면을 직접 본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리고 박수를 쳤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달라이 라마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거센 비난이 일었다.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졌고 아동 권리 단체인 '아동권리를 위한 HAQ 센터(HAQ Centre for Child Rights)'는 성명을 통해 "모든 형태의 아동 학대를 비난한다. 어떤 이들은 혀를 보여주는 것에 대한 티베트 문화를 언급하지만, 이 영상은 확실히 어떤 문화적 표현에 관한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해도 그러한 문화적 표현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달라이 라마 측은 10일 공식 성명을 내고 이에 대해 해명했다.
달라이 라마 측은 성명을 통해 "그의 말이 야기했을 수 있는 상처와 관련해 소년과 그의 가족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공개석상이나 카메라 앞에서도 천진난만하고 장난스럽게 종종 사람을 놀리곤 한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이자 티베트 망명정부의 국가원수다.
중국이 티베트를 강제 점령한 1959년 이래 인도에 망명해 다람살라에서 망명 정부를 이끌며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1989년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