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유진 초이 역의 실제 주인공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무적(無籍) 상태로 남아 있던 지사에게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하는 공적 서류 또한 부여됐다.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는 황 지사 유해 영접 행사가 열렸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이회영 선생의 후손인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 김구 선생의 후손 김미 백범김구재단 이사장, 윤봉길 의사의 후손인 윤주경 국회의원 등이 지사의 유해를 영접했다.
박 처장은 이 자리에서 황 지사에게 건국훈장을 헌정했다. 황 지사의 유해는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7묘역에 안장됐다.
황 지사는 1912년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 제정 이전에 독립운동을 위해 국외로 이주해 대한민국 공적 서류상 적을 갖지 못했다.
조선민사령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에게 적용됐던 민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이다.
앞서 보훈처는 황 지사가 임시정부 외교관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점을 고려해 등록기준지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279-24로 부여했다.
또 황 지사의 가족관계증명서에는 등록기준지와 성명, 성별, 출생연월일인 1886년 4월 4일 등이 기재됐다.
황 지사의 출생연월일은 최근 보훈처가 제1차 세계대전 미군 참전자 등록카드에 명시된 기록을 발견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황 지사는 미국 유학 중 미군에 자원입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미국과 유럽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1919년 프랑스에서 베르사유 평화회의가 열려 김규식 선생이 파리로 이동했는데, 이때 황 지사는 선생을 도와 일제의 부당한 한국 강점을 알리는 독립 선전 활동을 펼쳤다.
1921년 4월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으로 임명돼 '영일동맹과 한국'이란 서적을 편집,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이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분할정책에서 비롯된 것임을 비판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임시정부 구미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1923년 뉴욕의 한 병원에서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미혼으로 유족이 없어 추서 이후에도 뉴욕의 공동묘지에 계속 묻혀 있었다.
황 지사의 유해는 보훈처가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 측과 합의에 성공해 100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왔다.